[국내 증권사 재무실태]34社중 17社 「기준 미달」

  • 입력 1998년 3월 25일 19시 59분


2월말 현재 34개 증권회사 가운데 자본을 다 까먹어 자본잠식인 4개사를 포함해 모두 17개사의 재무상태가 감독당국의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 리스 투자신탁에 이어 재무구조가 나쁜 증권회사에 대해 강력한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일정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 영업정지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는 주식이나 채권투자를 하다가 큰 손해를 본데다 빚보증을 선 기업들이 부도를 내는 바람에 은행이나 리스, 투자신탁회사들처럼 부실이 심각한 상태다.

그중 국민투자신탁 한남투자 선경 산업증권 등 4개사는 2월말 현재 순자본이 마이너스 1천3백억∼1조6천3백억원으로 자본잠식상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처럼 증권사의 재무 안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비율로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좋다)을 보면 자본잠식 회사를 빼고도 13개사가 당국의 요구수준(150%)에 미달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1월말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2월말 순자본이 1백90억원으로 가까스로 자본잠식을 면했으나 위험자산이 많아 이 비율이 6.5%에 불과했으며 장은 동방페레그린 교보 쌍용 한진 동아 한화 등 7개사도 100% 미만이었다.

재벌 계열사가 아닌 중소 증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해 유화증권의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257%로 가장 높았다. 또 신흥 건설 신영 동원 환은스미스바니 한일 일은증권 등도 300% 이상을 기록했다. 금감위는 증권사가 내년 4월1일까지 이 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에 이어 심한 경우 아예 퇴출시키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은 25일 증권사 부실에 대한 보고를 받고 “증권사의 자구노력 시한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금감위 관계자는 “부실증권회사들이 강력한 자구노력을 펴지 않을 경우 정리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감독원은 이달말로 예정된 97회계연도 증권사 결산에서 자체보유주식과 외화증권의 평가손실을 각각 전년 결산때보다 20%포인트 높여 50% 이상씩 당기손실로 반영토록 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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