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M&A 막아라』…「몸집 키우기」 골몰

  • 입력 1998년 3월 18일 19시 55분


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효성물산은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바꿔 수권자본금을 10배 늘려 발행할 수 있는 주식한도를 1천6백만주에서 1억6천만주로 키워놓았다.

12월 결산 상장사 중 자본금한도를 늘린 회사는 1백12개사로 주총을 연 회사의 20%에 달한다. 자본금한도가 종전보다 평균 2.5배 커졌다. 큰돈이 없으면 M&A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회사 덩치를 키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은 것.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M&A에 대비하는 기업도 늘었다. 기업이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바꿔주는 CB나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먼저 받을 권리를 주는 BW를 발행하면 주식 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만도기계는 전환사채 발행한도를 1천억원에서 3조8천억원으로 부쩍 늘렸다. 이번에 CB 발행한도를 늘린 회사는 64개사, 발행근거를 새로 만든 회사는 6개사. 전체 금액은 12조3천여억원으로 상장기업 자본금의 26%에 해당한다.

데이콤은 BW 발행한도를 5천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렸다. 49개사가 발행한도를 늘리고 7개사가 새로 발행근거를 만들었다. 늘어날 전체 금액은 9조7천억원.

풀무원과 한일시멘트는 발행주식 수의 15% 범위에서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살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조항을 만들었다. 대우전자와 대구은행은 각각 발행주식 수의 30%, 50% 내에서 일반공모를 통한 증자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은행은 임원 사원 이사회가 정하는 주요 거래처에 4천만주 안에서 신주를 우선 배정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OB맥주와 금양은 이사와 감사 수의 한도를 정관에 명시해놓았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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