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4頭 체제」 등장…재경원 독주 마감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22분


금융정책 분야에서 재정경제원의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고 재정경제부장관 금융감독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청와대경제수석의 4두 체제가 등장했다.

올해 금융정책의 최대 과제인 부실금융기관 정리문제 등에서 4자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어떤 정책도 결정되기 어렵고 이 과정에서 서로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규성(李揆成) 재경부장관과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은 경제철학과 업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것이 재경부 직원들의 평가.

두 사람 모두 옛 재무부에서 금융정책을 주로 맡은 정통 재무관료로 부실기업 처리때 남다른 실력을 발휘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두 사람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의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개입론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장관과 전철환(全哲煥) 한은총재는 고시 동기로 친분이 두텁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장관과 전총재는 공직 생활을 하다 대학 강단에 섰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두 사람은 말이 통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총재와 김태동(金泰東)경제수석은 관치금융 청산과 중앙은행 독립을 강조하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가급적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부실금융기관 처리과정에서 정부의 역할과 개입의 범위를 놓고 LL(이규성―이헌재)라인과 갈등의 소지도 있는 것으로 얘기된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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