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식담보 해외차입 추진…정부 재벌개혁 영향

  • 입력 1998년 2월 24일 19시 51분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으로 국내 금융기관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자 재벌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신용으로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일부 재벌그룹은 핵심 우량계열사들의 주식 등을 담보로 차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30대 그룹의 하나인 H그룹 자금담당자는 “핵심 계열사의 주식이나 사옥을 담보로 해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위한 교섭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이미 LG칼텍스정유의 합작선인 칼텍스사로부터 5억달러를 차입하면서 LG전자가 가지고 있던 LG반도체 주식 1천8백50만주(4천8백50억원 상당)를 담보로 제공했다. 대한항공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일부를 담보로 1억5천만달러의 상업차관을 도입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삼성그룹은 삼성계열사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하도록 골드만삭스사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핵심 계열사들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부도가 날 경우 국내 알짜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인들의 손에 넘어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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