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기업「신용평가」 강화…평가기준 발표

  • 입력 1998년 2월 2일 19시 39분


앞으로는 무보증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가 까다로워진다. 한국신용평가는 2일 투자적격등급(회사채의 경우 BBB급 이상)을 받기 위한 필요조건을 만들고 그룹 신용도를 개별기업 등급에 반영하는 등의 평가기준을 개발, 발표했다. 신용평가기관이 평가기준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들이 한신평으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비율이 30% 이상 △현금흐름이 플러스(+) △경제적 부가가치가 플러스 △고정장기적합률이 100% 이하(단기자금을 장기사업에 투자해 일시적인 자금상환압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 조건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최고등급(AAA)은 이 4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부여하기로 했다. 또 계열사간 상호출자 지급보증 등을 감안한 그룹의 신용평가등급을 매겨 소속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그룹의 등급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즉 특정그룹의 등급이 투기등급인 BB로 결정됐다면 계열사는 아무리 재무내용이 우수하더라도 BBB이상이 될 수 없다. 한신평은 최고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얻어낸 경영전략, 경영의 투명성, 조직원의 태도 등 비재무적 요소도 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한신평의 무보증회사채 신용평가 결과 BBB이상 투자등급을 받은 회사는 작년말 66개사였으나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10개 안팎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신평 송태준(宋泰準)사장은 “이번에 마련한 평가기준은 S&P 등 세계 유수 평가기관의 기준보다 더 엄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정보도 과거 개별기업 평가의 한 변수로 고려되던 계열사의 신용을 모두 합산, 그룹 단위의 평가를 기본으로 한다는 내용의 평가기준을 이날 밝혔다. 한국신용정보는 “계열사들끼리 얽히고 설킨 지급보증관계로 한 회사의 부도가 그룹 전체의 도산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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