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외채협상]국채발행 새방식 제시…JP모건社에 일격

  • 입력 1998년 1월 22일 19시 46분


채권단과의 협상을 마치고 나온 한국 대표단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김용환(金龍煥)수석대표는 “개인적으로 협상이 만족스러웠다”고 짧게 말했지만 예상보다 좋은 반응에 흥분을 억누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리 대표단이 만족해 하는 이유는 채권은행단에 제시한 파격적인 제안들에 대해 보인 은행단의 반응때문. 가장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됐던 부분은 국채를 ‘협상방식’으로 발행하겠다는 우리측 제안. 이는 그동안 채권단의 논의를 주도해온 JP모건이 주장해온 ‘경매방식’을 뒤엎은 것이다. 협상방식은 시간을 벌 수 있고 따라서 금리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에 중대한 사안. 한 실무자는 “정부가 모험을 했다”고 표현했다. 채권은행단은 이 제안에 당황해 하면서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 협상이 잠시 중단됐다. 그러나 협상이 다시 시작됐을때 채권단은 의외로 부드러운 분위기속에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 우리 대표단을 안도하게 했다. 그러나 아직은 앞으로의 협상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태. 한 관계자는 “은행단이 틀림없이 두자릿수 금리를 요구할 것이며 협상의 타결여부는 금리를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1일 협상장인 뉴욕 시티은행 본사건물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시작된 협상에는 14개 은행에서 나온 40여명의 간부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김수석대표의 기조연설로 협상이 시작했다. 약 5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김대표는 새 정부가 내외국인 차별없이 자본시장을 운용하겠다는 요지의 경제정책을 설명. 이어 정덕구(鄭德龜)재경원 제2차관보가 슬라이드를 통해 외채구조와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30여분간 우리 경제에 대해 설명했다. 은행단은 새 정부의 경제 운용방침은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듯 질문이 없었으나 정차관보가 설명한 국제수지전망에 대해 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정부보다 더 낙관적으로 보느냐는 등의 의문을 제기. 이에 대해 정차관보가 “한국 정부가 안전위주의 보수적 시각으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자 우리쪽을 믿는 분위기가 짙어졌다고 참석자가 전언. 〈뉴욕〓이규민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