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 『보호막 사라졌다』…외국자본 잠식에 속수무책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국제통화기금(IMF)의 조기 자금지원에 따라 보호막이 사라지게 된 재계는 비상이 걸렸다. 기업 인수합병(M&A), 재벌 지배구조의 전면적 철폐, 외국자본의 금융시장 잠식 등 「개방경제」의 파고는 그동안 빚잔치를 벌여온 부실 재벌들엔 「시장에서 나갈 것」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 재벌들은 대부분 재무구조가 취약한 데다 과잉설비를 안고 있어 발빠르게 대응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위협적인 것은 M&A〓D그룹의 M&A 담당 임원은 외국자본이 「올해안에」 우리기업 주식 55%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을 가장 우려했다. 주식시장이 연중 최저치에 접근하고 있어 외국기업의 M&A 여력이 더욱 커진 반면 금융시장이 마비돼 우리 기업들의 자사주매입 등 방어 여지는 크게 줄었다. 외국기업의 독자적인 은행소유 길이 트임에 따라 외국기업과 은행간 연합 M&A도 예상된다. ▼재계의 구조조정〓최근 2,3개월 동안 재벌들은 나름대로 구조조정에 최선을 다했지만 금융 부동산시장이 마비돼 뚜렷한 수확을 거두진 못했다. 다만 산업별 구조조정은 최근 전경련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하다. 삼성 기아 대우 등 재벌간 물밑 교섭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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