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들 『최악 상황』…끝없는 「부도 도미노」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대기업의 잇단 부도로 중견 하청업체들까지 급속한 부도도미노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2,3차 하청업체들은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견 건자재 제조업체로 원우아스콘 원우종합건설 등 4개사의 계열사를 갖고 있는 원우그룹(대표 임원준·林元俊)이 지난 8일 부도를 내고 15일 법원에 화의를 신청했다. 연간 매출액이 9백억원에 달하는 원우그룹이 무너진 직접적인 원인은 한라그룹의 도산. 이 그룹은 한라중공업에 아스콘과 레미콘 등을 대량 납품해 오다가 최근 한라중공업 부도이후 종금사들의 대출금 일시회수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냈다. 한국철강공업협동조합의 이사장 업체인 영창철강도 30년 동안 원형봉강을 제작해온 중견기업이지만 기아자동차 부도유예 사태와 자동차업계 매출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철강조합 관계자는 『이를 제외하고도 43개 회원사중 5개사가 최근 부도를 냈으며 원자재 해외의존도가 높은 업종이어서 다음달은 더욱 심각한 부도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큐닉스컴퓨터 태일정밀 핵심텔레텍 등 중견 전자업체의 잇단 부도도 하청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내에서 주로 이들 업체에 부품을 공급했던 선인상가 상인들은 공급선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문을 닫은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전자상가 관계자는 전했다. 중소기협중앙회 관계자는 『협동조합 이사장 업체들이 부도를 낼 정도라면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할만 하다』며 『군소 납품업체의 부도 규모는 파악하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협중앙회가 최근 6백89개 중소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의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79.6%의 신규대출이 전면 중단되거나 대출규모가 축소됐다고 응답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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