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성능 컴퓨터의 대명사였던 펜티엄급 컴퓨터가 내년 3월 전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초부터 컴퓨터의 주종을 이루게 될 펜티엄Ⅱ 컴퓨터가 연말경에는 컴퓨터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펜티엄Ⅱ칩은 펜티엄칩보다 정보처리속도가 30∼80% 빠른 게 특징.
인텔은 최근 추계 분석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시장전망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다.
크레익 배렛 인텔사장은 이 자료에서 『내년부터 보급형 컴퓨터에 쓸 수 있도록 2백33∼3백㎒급 펜티엄Ⅱ 칩의 값을 내리는 동시에 속도별로 기능을 다양화하고 대신 MMX펜티엄과 펜티엄프로의 생산을 98년 안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또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3백33∼4백50㎒에 달하는 고성능 펜티엄Ⅱ제품 개발에 착수할 계획.
이와 같은 인텔의 제품 공급계획에 따라 세계 컴퓨터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도 펜티엄Ⅱ 컴퓨터가 주류를 이룰 전망. 뛰어난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MMX펜티엄도 각 사에서 내놓는 제품 중에서 최저가 보급형의 신세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인텔의 계획에 따르면 내년 10∼12월중으로 전체 중앙처리장치(CPU)시장의 90% 정도를 펜티엄Ⅱ가, 나머지는 MMX펜티엄이 차지할 전망. 내년부터는 국내에도 보급형 펜티엄Ⅱ 컴퓨터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 펜티엄MMX나 펜티엄프로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3,4개월 더 기다리는 게 좋을 듯.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펜티엄Ⅱ로 제품 라인업을 전면 재구성하되 값은 지금의 펜티엄MMX나 펜티엄프로급 정도로 정할 계획.
박찬호를 모델로 내세운 펜티엄Ⅱ 컴퓨터 「체인지업61」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보컴퓨터는 지금 체인지업 시리즈의 성능을 계속 2백33㎒정도로 유지하면서 2백66∼3백㎒급의 고성능 컴퓨터와 보급형 MMX컴퓨터를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LG―IBM도 12월중으로 가정용 펜티엄Ⅱ 시리즈를 새로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펜티엄Ⅱ 공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전략에 컴퓨터 업체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같은 값에 고성능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