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방만한 경영이 경제위기 자초』…「자성론」 제기

  • 입력 1997년 11월 28일 20시 20분


삼성그룹이 조직 30% 축소를 발표한 이후 주력부문인 전자소그룹의 윤종용(尹鍾龍·삼성전자 대표)소그룹장이 28일 참회에 가까운 「기업자성론」을 펼쳐 주목을 끌었다. 윤소그룹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최근 국내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정부의 경제정책 뿐만 아니라 기업의 과도한 차입경영과 고성장 전략에 따른 방만한 경영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도 적자가 심각하다고 인정한 그는 『남미와 동남아 등에서 내실보다는 외형 성장에 치중하다 발생한 부실이 대단히 컸다』며 『이제 고도 성장이 미덕이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성숙된 사업을 양적으로 키우려다 부실을 발생시키거나 적자를 내는 것은 죄악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기업의 사업구조가 메모리반도체 이동통신 자동차 등 특정사업의 비중이 너무 커 공급과잉 등 경영여건이 조금만 악화돼도 경제전체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지는 등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윤소그룹장은 또 『기업들이 자력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는 타부문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며 『천문학적인 적자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방만한 경영이 곳곳에 쌓여있다』고 기업자성론을 펼쳤다. 같은 시각에 삼성그룹 방송인 SBC는 삼성 임직원들이 이번 조직축소로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경제재건에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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