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과 금융권 부실채권 증가 등 금융위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우리경제는 고물가시대를 맞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 이런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할 경우 성장률과 부동산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복합불황까지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상영(朱尙榮)세종대 교수가 금융자유화를 실시한 세계 40개국중 우루과이 칠레 멕시코 등 금융위기를 맞은 12개국을 대상으로 후속 경제지표의 변화를 지난해 조사한 결과 위기를 겪었던 나라들의 평균 성장률은 대폭 둔화한 반면 물가는 폭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했다.
금융위기 미경험국들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개혁전 1.36%에서 2.57%로 높아졌으나 금융위기를 맞았던 국가들은 0.86%에서 0.18%로 대폭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미경험국들이 개혁후 대폭 낮아진 데 반해 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개혁전 15.6%에서 38.0%로 치솟았다.
이같은 저성장―고물가 시대에서 우리 금융기관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원감축과 보유부동산 매각에 나설 경우 부동산 가격의 거품도 급격히 꺼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진로 뉴코아 등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내놓는 부동산 매물은 헐값에도 새주인을 못찾는 상황.
최공필(崔公弼)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도 거래가 부진하다면 부동산 담보를 확보한 금융기관들의 부실화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외국인에게 부동산취득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