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和議신청 여파]식품-유통업계 지각변동 예고

  • 입력 1997년 11월 3일 19시 32분


해태그룹의 화의신청으로 식품업계와 유통업계의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됐다. 식품업계의 경우 오랫동안 롯데와 함께 「양강(兩强)체제」를 형성해온 해태제과가 그룹의 좌초로 흔들려 2위권 싸움이 혼전을 빚을 전망이다. 식품업종은 얼마나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했느냐가 승부의 관건. 해태는 수십년간 제과 음료 빙과 등에서 롯데에 이어 2위를 지키면서 그물같은 영업망을 갖춰왔다. 그러나 이 조직망을 가동하기 위한 자금과 조직력에 구멍이 생긴 해태가 주춤할 경우 순위변동은 불보듯 뻔하다는 분석이다. 건과류는 90년대 들어 해태를 맹추격하고 있는 동양제과가 해태와 순위바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료부문에서도 해태는 올해 콤비콜라와 축배사이다 등으로 선전했으나 경영난으로 이 기세가 꺾이게 됐다. 업계의 관계자는 『해태는 무엇보다 개발 마케팅 영업분야 인력이 우수한데 타사에서 해태의 경영난을 비집고 들어가 인력을 빼간다면 그 타격은 좀처럼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해태 인력 빼가기」와 관련된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으나 업계에서는 3천명선인 해태의 영업사원에 대한 스카우트전이 점차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해태유통의 화의신청으로 백화점업계에 이어 슈퍼마켓업계에서도 활발한 인수 합병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슈퍼체인업계에서 국내 최대인 70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해태의 「공백」을 틈타 LG와 한화 농심 등 경쟁업체들이 다점포 전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태는 이미 자사 점포에 대한 인수의사를 이들 업체에 타진하고 있다. 〈이 진·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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