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실」증권사직원 잠적 잇따라…증시 폭락영향

  • 입력 1997년 10월 17일 11시 39분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최근 증권사 직원들이 일임 또는 자기매매 계좌에서 투자손실을 내고 잠적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증권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투자 손실을 낸 후 잠적하는 직원들은 동료 직원들로부터 보증을 받아 은행 등에서 거액을 대출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보증인들이 급여 가압류를 당하는 등 연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감원 관계자는 예탁금 등을 횡령해 달아난 것이 아니면 사고 신고가 되지 않고 증권회사들이 공신력 등을 고려, 고객 피해를 내부적으로 배상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실태는 알 수 없으나 최근 들어 직원 잠적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례로 某증권사 명동지점의 차장급 직원은 관리고객 계좌에 대규모 손실을 낸 후 최근 가족과 함께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료직원 10여명의 보증을 받아 은행 등으로부터 1억5천만원을 대출받았으며 회사로부터도 4천만원의 주택자금을 빌려 갚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 증권사에서는 또 다른 지점의 대리급 직원 한명도 동료 6명의 보증으로 1억원의 대출을 받아둔 상태에서 잠적해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당 회사는 문제의 직원들이 퇴사한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한편 한 대형증권사의 경우 올들어 8월말까지만도 급여 가압류를 당한 직원이 29명에 달하는데 이같은 상황과 관련, 일부 증권사들은 직원들에 대한 보증용 재직증명서 발급을 아예 금지하는가 하면 무단 결근자가 발생하면 감사실에서 즉시 사고여부 조사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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