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동아리]삼성전관 점자입력 자원봉사단

  • 입력 1997년 10월 13일 08시 04분


「손끝으로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 삼성전관 「점자입력 자원봉사단」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들은 앞을 못보는 시각장애인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일반 책자를 점자책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이 손끝으로 만든 점자책은 시각장애인의 손끝을 통해 사랑으로 전달된다. 삼성전관은 모니터업체라는 특성상 여느 업체보다 시각장애인 돕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곳이 바로 이 모임이다. 전자게시판 모집공고를 통해 지난해에 만들어진 이 모임 회원은 26명. 서로 회원인줄 모르고 지내다가 모임에서야 『우린 같은 회원이었네』라고 인사하기도 한다는 것. 이들은 맹인복지연합회에서 의뢰하는 책자를 1인당 30∼50페이지씩 원고를 나눠 워드프로세서로 입력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달에 1,2권 만든 점자책이 벌써 20권을 육박하고 있다. 언뜻 보면 간단한 일이지만 업무외에 별도의 시간을 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집에 컴퓨터가 있는 사람은 집에서 하기도 하고 일요일 회사에 나와 하는 회원들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출산휴가를 받은 산모도 집에서 이 작업을 하고 가족들이 도와서 함께 하는 경우도 있다. 마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열심히 하는 회원들은 기혼여성회원들. 가정과 사랑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 회사 임은경(任恩敬)씨는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덕분에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는 시각장애인의 인사말을 들으면 그 무엇보다도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실제 시각장애인의 고통을 체험하기 위해 눈을 가리고 2인1조가 되어 인근의 남대문과 시청 등에까지 도보로 가는 「이색체험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옆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데도 힘든데 혼자서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것. 이런 체험을 하고 나면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이 된다는 것.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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