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前 은행광고 요즘과 차이없어…동산담보-보증대출 소개

  • 입력 1997년 10월 7일 19시 56분


우리나라에서 창업 1백년을 넘긴 「백년기업」은 몇개나 될까. 박승직상가로 출발했던 오늘의 두산상사㈜와 동화약품㈜ 및 한성은행으로 출발했던 조흥은행 등 단 3개에 불과하다. 이가운데 지난 2월19일 1백세 생일을 맞아 금융박물관 설립, 한국근대금융 1백년전 개최 등 기념사업을 펴온 조흥은행은 최근 한성은행 창립사실과 영업내용을 알리는 광고가 1백년 전인 1897년 3월25일자부터 한달간 독립신문에 실린 것을 찾아냈다. 처음 광고를 실은 날로부터 4월24일까지의 만 한달동안 14회 연속해서 게재돼 오늘날 「연속 광고」의 효시를 이룬 셈인 이 광고의 내용을 풀어 옮기면 다음과 같다. 「본 은행을 중서 광통방에 있었던 교환소(구식 동전과 신식 화폐를 바꾸던 곳)자리에 설립하여 자본금을 4천주로 하여 1주에 은화 50원으로 정하였으니 여러분들의 출자참여를 바람. 돈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자를 주고 돈을 받기도 하며, 집문서나 땅문서는 안되고 금은 기타 확실한 물건을 저당잡고 대출도 하며 보증인이 확실하면 저당 없이도 대출해 줌. 예를 들어 상인이 1만원에 달하는 물건을 매매코자 하는데 자본금이 2천원밖에 안돼도 그 물건을 상품담보로 은행에 맡기면 8천원을 대출해주니 많이 이용하여 주기 바라며 어느 곳, 어떤 사람도 한번 이용해보기 바람」. 무려 1백년 전인데도 오늘날의 재테크와 별로 다를게 없는 방법들이 명시돼 있고 동산담보 뿐만 아니라 보증대출도 취급하겠다는 현대적 금융기법까지 소개돼 있다. 〈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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