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는 느는데 실업률은 높아진다」.
한국 여성의 고용사정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역설이다. 또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고용비용이 많이 드는 상용근로자 채용을 기피하면서 임시직 근로자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4∼6월 사이 계약직이나 파트타이머 등 임시직 근로자의 숫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늘어난 6백6만여명에 달했다. 이는 근로자 1백명당 45명꼴로 지난 94년 1.4분기(1∼3월)의 1백명당 46명 이래 최대치.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4분기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새로 일자리를 얻은 여성취업자는 29만5천명으로 남성 9만1천명의 세배가 넘었다. 그러나 이 기간중 여성 실업률은 2.3%로 작년 동기에 비해 0.8%포인트 늘었다.
작년 10∼12월 사이 가사를 돌보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0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세로 반전했다. 작년 4.4분기 가사종사자는 6백47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든 것.
이어 올해 1.4분기의 가사종사자는 작년동기에 비해 5.2%가 줄고 2.4분기에는 4.4%가 감소했다. 줄어든 만큼 구직전선에 뛰어든 셈. 이처럼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구했으나 1년이상 장기 고용되기보다는 한달 단위로 고용계약을 하는 외판원 판촉사원 텔레마케팅 상가점원 등으로 고용된 경우가 많아 수시로 실업자군에 포함됨으로써 실업률을 높였다.
올해 2.4분기 동안엔 37만3천명의 여성이 구직전선에 뛰어들었으나 이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실업자로 남은 인력이 7만8천여명에 이르러 이들도 실업률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불황의 장기화로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가계를 꾸리기 어려워지자 더블인컴(Double Income)을 찾아나선 여성들의 구직행렬이 지난해 말부터 줄을 이었지만 이들을 흡수할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특히 고학력 여성의 취업난이 심각해 만20∼24세의 4년제 및 전문대 졸업 여성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 2.5%의 세배를 넘는 9.0%에 이르렀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