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희망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인 삼성 배지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 기아사태와 관련, 「삼성이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려고 위기를 조성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회사 배지를 달고 밖에 나가기를 꺼리고 있다는 것.
삼성그룹 계열사에 입사한지 4년째인 김모씨(31)는 『입사 이후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열심히 배지를 달았지만 요즘엔 사람들의 눈총이 따가워 배지를 뗐다』고 말했다.
특히 관공서나 협회 등에 출입하는 삼성 임직원들은 주변사람들이 「무슨 로비하러 왔느냐」는 눈으로 쳐다보는 게 싫어 배지를 달지 않고 다닌다는 것.
삼성 배지를 부담스러워 하기는 공무원들도 마찬가지. 삼성그룹의 C부장은 『미묘한 시기에 삼성사람 만났다는 구설수에 오를까봐 공무원들도 배지 단 사람을 꺼린다』고 설명한다.
일부 삼성 계열사는 『회사밖에서 배지를 달고 돌출행동을 해 그룹을 욕먹이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한다. 그룹에서도 과거엔 배지착용을 적극 권했으나 요즘은 이같은 사회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배지를 달건 말건 별신경을 안쓴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