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가 기아의 부도유예 직전까지 기아자동차에 판매망의 공동이용을 제의하는 등 기아인수를 꾸준히 추진해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7일 기아그룹 고위관계자는 『삼성측이 기아자동차측에 판매망 및 생산시설 주행시험장 등을 공동이용하자고 여러번 제의했으며 부도유예 직전에도 「제값 받을 수 있을 때 (회사를) 넘기지 않겠느냐」며 인수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
삼성측의 이같은 제의는 삼성자동차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보고서」 파문으로 기아가 본격적인 자금난에 처했던 때에 이뤄진 것으로 주로 통상산업부 등 제삼의 경로를 통해 기아측에 전달됐다는 것.
기아 고위관계자는 『당시 삼성측은 「기아자동차의 판매망을 공동이용하게 해주면 삼성생명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측은 이밖에도 아산만에 있는 32만평의 기아자동차 주행시험장을 함께 이용할 것과 삼성이 현재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오토트랜스미션을 대신 생산해줄 것을 제의했다는 것.
이같은 삼성측 제의에 대해 당시 기아 경영진들은 『판매망이나 주행시험장의 공동이용은 삼성의 「무혈입성」이나 다를 게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측은 이에 대해 『판매와 정비를 겸한 종합센터 개념의 판매망을 이미 확보한 상태인데 기아측에 그런 제의를 했을리가 있느냐』며 『어떤 의도가 깔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언급하면서 여전히 기아 인수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