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 安회장 공정委강연]『공무원도 장사꾼방식 택하라』

  • 입력 1997년 7월 7일 20시 05분


『제가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 여러분을 앉혀놓고 강연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대가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7일 공정거래위 초청으로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강연에 나선 安秉鈞(안병균)나산그룹회장은 우선 「재벌 감시기관」인 공정위 직원들을 「가르치러 왔다」는 사실 자체에 감개무량함을 표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안회장은 지난달초 TV토론회에서 『한국 바둑이 왜 세계 최강인가를 프로기사들에게 물었더니 바둑에는 규제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더라』며 정부규제를 꼬집어 화제를 일으켰던 인물. 최근 강도높은 규제개혁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정위의 田允喆(전윤철)위원장이 『재벌 회장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받아들일 부분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초청을 지시했다는 후문. 안회장은 『고향인 전남 함평 지역은 30년전에 비해 주민수가 줄었음에도 공무원은 오히려 늘었다』면서 『이같은 관료조직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집중하고 필요없는 인력을 과감히 감원하는 등의 「장사꾼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안회장은 『공정위는 규제개혁에 반발하는 이익단체의 집단이기주의나 선거철을 맞아 브레이크를 거는 정치권의 논리에 굴하지 말고 단호하게 맞서달라』는 말로 강연을 맺었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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