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호기자] 『재정경제원도 이젠 기업의 어려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통상산업부)
『통산부가 기업의 대변인인가.책임있는 정부당국의 자세가 아니다』(재경원)
통산부가 25일 금융개혁위원회에 제출한 「실물경제 측면에서 본 금융개혁 현안과제」란 제목의 보고서에 대해 재경원과 통산부 양 부처의 입씨름이 첨예하다. 이 보고서는 통산부가 금개위의 금융개혁작업과 관련해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집약해 만든 것이다.
통산부는 이 보고서를 통해 『경직적인 통화관리로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통화량이 부족,만성적인 자금부족 및 고금리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재경원및 한국은행을 공박했다.
통산부는 국내총생산(GDP)대비 통화량 비율이 우리는 고작 0.41이고 미국은 0.58, 독일 0.67, 일본 1.12, 싱가포르 0.91, 대만 1.66 등으로 경쟁국보다 턱없이 낮아 경제규모에 비해 돈이 모자라는 것으로 분석했다.
통산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통화관리의 지표로 해 통화를 신축공급, 금리를 국제수준으로 인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은 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전경련 등의 주장과 거의 차이가 없다. 통산부가 이처럼 업계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는 처음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재경원은 매우 당혹스런 표정이다. 한 재경원 과장은 『한마디로 국내외에서 돈을 풀라는 이야기로 통화관리를 하는 입장에서는 함부로 들어줄 수 없는 내용』이라며 『통산부의 주장대로 통화를 운영하면 즉시 물가상승, 자본수지악화, 원화평가절상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특히 통산부의 보고서는 지난 1월초부터 재정경제원 출신의 姜萬洙(강만수)통산부차관이 진두지휘해 만든 것이어서 양 부처는 더욱 미묘한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