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감원장 회견]『한보 대출외압 들은바 없다』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5분


李秀烋(이수휴)은행감독원장은 한보철강 대출문제와 관련, 금융권 일각에서 은감원의 개입의혹을 제기하자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혔다. 이원장은 『작년 10, 11월 두차례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이 찾아와 대출을 해주도록 요청했으나 은행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보철강에 대한 은행대출과 관련해 정치권의 외압은 없었다며 대출과 부도처리 모두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장과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한보철강에 대한 거액대출이 정치권의 외압때문이라는데…. 『들은 바 없다. 한보철강 대출과정에서 은행들과 협의한 적이 없다. 은행들이 자금지원에 한계를 느껴 수습차원에서 우리에게 보고한 적은 있다』 ―은행들의 한보지원과 관련해 어떤 견해를 밝혔나. 『우선적으로 채권을 확보하고 산업정책 차원에서 국가기간산업 시설에 대한 자금지원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정도의 견해를 밝혔다』 ―「자금지원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말이 은행들에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는가. 『그럴리 없다. 우선 채권확보를 강조했다』 ―한보그룹 정총회장을 만난 적이 있는가. 『두번 만났다. 지난해 10월과 11월로 기억한다』 ―어떤 논의를 했는가. 『(정총회장이) 철강단지가 거의 완공돼가는데 자금이 부족하다면서 은행들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해 개별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은행들이 알아서 할 일로 은감원이 관여할 성질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기업이 은행자금 지원과 관련해 은감원장과 개별적으로 만나는 일이 가능한가. 『간혹 찾아오는 경우가 있으나 이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정총회장이 그냥 찾아왔겠는가. 은감원장과 만나면 무엇인가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찾아온 것이 아닌가. 『그것도 그 양반 생각일 뿐이다』 ―청와대에 보고했나. 『이달중순 부도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와대 李錫采(이석채)경제수석에게 보고했다』 ―어떤 답변을 들었는가. 『채권은행들이 판단해 최선의 방법으로 처리토록 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한보에 대한 자금지원과 관련해 외부 청탁을 받은 적은 있는가. 『없었다』 ―한보철강이 부도났는데도 부도처리를 유예하도록 금융결제원에 지시했다는데…. 『지난 23일 채권금융기관 전체회의가 소집된 상태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몰라 기다려보자는 것이었다』 ―은행 감사시 한보철강에 대한 편중여신 지적이 있었나. 『감사가 끝난 뒤에 하는 강평을 통해 지적했다』 ―정식 문건을 통해 지적한 적은 없는가. 『(머뭇거리자 배석자가 답변) 관련 문건으로도 남겼다』 ―채권은행들에 대한 특검은 실시하고 있는가. 『사태처리가 중요한 현재 시점에서 특검을 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수사진행을 봐가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하겠다』 〈白承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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