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경제학자로 살아온 저자가 30대인 두 아들에게 건넨 삶의 나침반은 바로 2300년 전 고대 철학자인 에피쿠로스의 ‘금욕적 쾌락’이었다.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의 저자 김용하 교수는 인생이라는 경주에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두 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는 아이돌 그룹 엑소(EXO) 멤버 수호(본명 김준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30대는 무한한 가능성의 시기가 지났지만 그 가능성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다. 무작정 달리기보다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만큼 또는 남보다 나은 직장과 소득, 집만 보고 달리다가는 끝없는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에피쿠로스는 이런 불안을 다스리려면 불안의 기저에 깔린 두려움을 이해하고, 자연스럽지도 필수적이지도 않은 욕망이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라고 한다.
고대 철학의 주류가 행복의 본질을 덕이라고 본 것과 달리 에피쿠로스는 ‘쾌락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했다. 하지만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말초적인 자극이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 없는 평온한 상태를 뜻한다. 요즘 말로 하면 도파민이 터지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의 동요가 없는, 차라리 지루한 상태에 가깝다.
저자는 치열한 경쟁 압박 속에 도태의 공포를 느끼는 30대에게 불안을 해체하고 욕망을 다스리고 평온을 훈련하라는 에피쿠로스의 조언을 건넨다. 왜 에피쿠로스일까. 에피쿠로스는 인간 내면의 허약함을 그대로 인정하고 위로했던 철학자다. 아버지가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이다.
에피쿠로스는 ‘내일의 주인이 아닌 우리는 자꾸 행복을 미룬다. 미루는 습관은 인생을 낭비하게 만들고, 결국 사람은 여유를 누려 보지도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비단 30대가 아니더라도 깊은 울림을 주는 대목이다. 김용하 지음·헤이북스·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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