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왔어요]말과 말의 술래잡기 外

  • 동아일보

● 말과 말의 술래잡기

한국과 일본에서 번역가로 활동하는 두 저자가 편지를 통해 문학과 번역, 예술에 대해 사색한 내용을 묶었다. 이들의 편지는 연재 지면을 찾아 문을 두드린 한국 편집자에게 일본 편집자가 화답하면서 2024년부터 2년간 일본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실렸다. 한일 출판인들이 마음을 모은 책인 셈이다. 책에는 서로가 처음 접한 한일의 문학과 번역가의 의미, 애환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이토 마리코, 정수윤 지음·돌베개·2만 원

● 일상주의자의 감각

유명 작사가인 저자가 펴낸 일상 에세이. 책에는 작사를 전업으로 삼기 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며 스스로를 자책하던 저자의 지난날이 담겨 있다. 저자는 그때의 자신처럼 불안에 떠는 이들을 함부로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어쩌면 어른이란 그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추스르기도 힘든 감정에 멱살을 잡힌 채로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라며 사소한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작은 용기를 전한다. 김이나 지음·이야기장수·1만8000원

● 사고외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인 저자는 문체에 “한 사람이 세상을 통과하고 해석하는 고유한 방식”이 담겼다고 본다. 하지만 학생들의 글에서 ‘문체가 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에 사고를 외주함으로써 “생각이 자랄 가장 고통스럽고도 귀중한 구간”을 잃고 있다는 것. 인간의 논리는 AI라는 엔진을 움직이는 핸들이며, 논리 없이 AI를 쓰면 “더 빨리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흔들리게 된다”고 지적한다. 홍진기 지음·어크로스·1만5000원

● 오늘도, 출판하는 언니들

1인 출판사를 운영 중인 1970년대생 대표 5명이 역경과 고독 속에서 연대하며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아침엔 주문서를 확인하며 좌절하기 일쑤지만, 이들은 하루 중 가장 밝은 시간 함께 산책하며 기어코 이보전진(二步前進)해 왔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공동 부스를 열며 밝은 조명을 받기도 했다. 나만의 일을 나만의 속도로 꾸려보고 싶은 이들에게 자극과 위로가 되는 책이다. 출판하는 언니들 지음·유유·1만8000원

● 가를 두고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잔혹성을 그리며 그로테스크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가 이번엔 보편적인 이별과 상실을 다뤘다. 여덟 편의 소설은 간병, 파산, 실종, 노년의 고립을 배경으로 곁에 있는 사람의 괴로움을 살피지 않은 세월이 어떻게 후회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부재를 뒤늦게 애도하는 딸,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않은 노인, 아내를 잃고서야 그 존재를 깨닫는 남자의 이야기 등이 담겼다. 백가흠 지음·문학과지성사·1만7000원

●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명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만들어진다’. 미국 하버드대 비교문학과 석좌교수가 길가메시 설형문자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 가로지르며, 한 작품이 원천문화를 떠나 새 문화권에 안착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번역으로 잃는 것과 얻는 것, 오독과 재해석이 어떻게 작품을 살아남게 하는지 추리소설처럼 풀어낸다. 세계문학은 독자의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데이비드 댐로쉬 지음·백준걸 옮김·엘피·2만8000원



#문학#일상주의#인공지능#출판사#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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