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의 시대 돌아올까…‘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20년 만에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9일 16시 27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또 한번 하이힐의 시대가 오게 될까.

2006년 패션계에도 신드롬을 일으켰던 앤디(앤 해서웨이)와 미란다(메릴 스트립) 조합이 20년 만에 돌아왔다. 29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화려한 미국 패션계의 이면을 다뤘던 시즌1의 속편. 이번 작품은 주연 배우부터 감독, 작가, 주요 스태프까지 20년 전 멤버가 그대로 다시 뭉쳤다. 달라진 건 흘러버린 시간뿐이다.

● 앤디와 미란다의 ‘런웨이’ 지키기


전편에서 ‘악마’로 지칭되는 전설적 편집장 미란다가 신참 앤디의 회사생활을 고달프게 하는 악이었다면, 속편에선 20년 동안 변해버린 미디어 환경이 두 사람의 공통된 적이 된다. 시작부터 상징적이다. 저널리스트로 성장한 앤디는 자신이 몸담은 언론사 사주가 바뀌면서 정리해고를 당한다. 물론 이를 계기로 다시 ‘런웨이’에 입성하게 된다.

패션 잡지사라고 해서 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 광고주의 입김은 거세졌고, 독자들은 더 이상 실물 잡지를 사지 않는다. 기사의 의미보단 조회수가 중요해져버린 시대. 기획특집팀장으로 복귀한 앤디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극은 앤디의 고군분투를 동력 삼아 큰 줄거리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사실상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미란다다. 앤디가 막고자 하는 ‘런웨이’의 몰락은 곧 편집장 미란다의 몰락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본과 권력의 외압, 그리고 완전히 변해버린 미디어 환경 속에서 구시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미란다의 입지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미란다의 달라진 태도도 눈길을 끈다. 냉혈한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디스트였던 과거의 그가 아니다. 이젠 그 끝내줬던 독설을 삼키려 애쓴다. 가끔 편안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제 손으로 코트를 정리하는 인간미(?)까지 보인다. 여기에 중년의 사랑스러움도 더해졌다. 스마트폰을 서툴게 다루며, 안경이 없으면 침침해 눈을 찌푸리는 모습은 오랫동안 그를 기다려왔던 팬들에겐 묘한 먹먹함을 안기기도 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 컷
●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서사적으로 아쉬운 대목이 없진 않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은 그 시절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미란다와 앤디에게 ‘런웨이’는 삶의 전부이자 자존심. 침몰을 예감하면서도 ‘런웨이’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은 뭉클함을 넘어서는 힘을 지녔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보여주려 하는 건 뭘까. 그건 단지 ‘런웨이’의 생존 여부가 아니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음을 깨달은 미란다, 그리하여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가치를 인정하게 된 미란다의 변화가 신선한 메시지를 던진다. 마침내 미란다의 입에서 “고마워”란 말을 나왔을 때, 관객들은 우아한 퇴장을 준비하는 그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원년 멤버들 만나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특히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의 달리진 위상이 눈에 띈다. ‘런웨이’에서 쫓겨나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그는 2편에서 ‘런웨이’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활약한다. 여전히 ‘런웨이’에서 미란다의 곁을 지키던 나이젤(스탠리 투치)도 앤디의 든든한 조력자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패션의 아이콘’ 레이디 가가의 카메오 출연도 재미륻 더한다.

옥의 티라면, 개봉 전부터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이다. 앤디의 보조로 등장하는 중국인 캐릭터 ‘친처우’(헬렌 J. 셴)는 이름이 서구에서 중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 ‘칭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문대 출신이지만 어수룩한 인물로 묘사된 설정 역시 아시아인을 희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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