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으며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변화는 진료실에서도 분명하게 체감됩니다. 최근에는 작고 어린 동물 친구들보다는, 나이가 제법 든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만나는 날이 훨씬 잦아졌습니다. 국내 수의임상이 발전했고, 무엇보다 보호자분들의 돌봄 수준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들의 평균 수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가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듯, 이제 동물들도 ‘20세 시대’를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18살, 19살, 심지어 20살에 가까운 동물 친구들도 더 이상 드물지 않게 만나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런 말도 자주 듣습니다.
“선생님, 우리 애 꼭 대학 보내고 싶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 한편이 조금 뭉클해집니다. 우리에게 늘 기쁨을 주는 반려동물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보다 언제나 먼저 나이 들고, 먼저 떠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고, 남은 시간을 더 편안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이 칼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그렇다면,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는 언제부터 노령동물일까요?
일반적으로 △소형견(체중 9kg 미만): 12세 이상 △ 중형견(체중 9~23kg): 10세 이상 △대형견(체중 23kg 이상): 8세 이상부터 노령견으로 분류합니다.
고양이는 체구 차이가 비교적 적어 10세 전후부터 노령묘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보호자분들이 느끼는 나이와, 반려동물이 실제로 겪고 있는 신체적 노화 속도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반려동물의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해 설명드리곤 합니다. 아래는 수의학 교과서에 제시된 개와 고양이의 나이 환산표입니다. 고양이는 소형견의 나이 환산을 따르면 됩니다.
아래의 사진은 제가 키우고 있는 11세 암컷 푸들 루씨 입니다. 이 표를 보니, 제가 키우고 있는 똑똑이 푸들 루씨는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이미 환갑을 넘긴 나이입니다. 얼굴만 보면 어린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코 근처에 검버섯이 생기고, 예전보다 산책을 나가면 쉽게 지쳐하던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저자가 키우고 있는 11세 암컷 푸들 루씨동물들이 나이가 들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령동물의 ‘취약성(fragility)’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노령동물은 겉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신체의 여유와 회복력이 감소해 작은 변화나 스트레스에도 쉽게 균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던 일들이 노령기에는 질병이나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노령동물의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함께 서서히 축적되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에서는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 변화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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