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속의 비밀 1·2/댄 브라운 지음·공보경 옮김/472쪽·각 권 1만6800원·문학수첩
엉뚱하게도, 읽는 내내 왜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고고학자인 인디아나 존스가 준 모험 스릴과 소설 속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의 지적 스릴이 비슷해서일까? 지적 스릴러물의 대표작인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이 8년 만에 돌아왔다.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인페르노’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페르소나 로버트 랭던을 데리고. 장소는 체코의 프라하.
주인공은 같지만,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 랭던은 기호학이란 자신의 전공이 아닌 ‘노에틱 과학(noetic science)’이란 생소한 분야에서 고군분투한다. 노에틱 과학의 신봉자들은 고도로 집중된 인간의 마음이 집단으로 작용하면, 물질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증명하려 한다. 이들은 인간의 마음 하나하나가 약한 중력을 갖고 있어 이것들이 모이면 더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기본 구조는 전작들과 비슷하다. 노에틱 과학자이자 연인인 캐서린의 초청으로 프라하에 온 랭던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고, 연인마저 출간 직전의 원고와 함께 사라진다. 연인의 행방을 쫓는 랭던과 뭔가를 숨기는 듯한 체코 주재 미국대사관 관계자들, 진실을 묻으려는 미지의 조직, 갑자기 튀어나오는 괴생명체가 중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프라하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앉아서 읽었는데, 마치 100m를 뛴 것처럼 호흡이 가빠지는 건 저자의 필력 때문일까.
분명 소설인데, 저자는 프롤로그도 시작하기 전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예술 작품, 유물, 상징, 문서는 진짜다. 모든 실험, 기술, 과학적 결과는 사실 그대로다. 이 소설에 나오는 모든 조직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대못을 ‘꽝’ 박는다. 소설의 장치이겠지만, 정말 리얼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원제 ‘더 시크릿 오브 시크리츠(The Secret of Secr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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