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정체, 360년 만에 밝혀졌나…베르메르 연구 새 국면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0월 15일 09시 44분


ⓒ뉴시스
세계 명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속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한 미술 전문가가 “이름과 배경까지 특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미술계에 논쟁이 일고 있다.

● “베르메르, 신앙인 부부의 딸을 모델로 삼았다”

1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출신 미술 평론가 앤드루 그레이엄 딕슨은 자신의 신간 ‘베르메르: 잃어버린 삶과 되찾은 삶(Vermeer: A Lost Life and a Recovered One)’ 출간을 앞두고 “이 그림의 실제 모델은 네덜란드 델프트의 부유한 상인 피터 클라에스존 반 루이벤과 마리아 데 크누이트 부부의 딸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르메르는 이들 부부를 위해 여러 작품을 제작했으며, 1665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의뢰받아 그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 소녀는 단순한 초상 모델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 마리아 막달레나로 분장한 모습”이라며 “당시 부부가 속한 급진적 기독교 분파 ‘저항파’는 신앙의 상징으로 막달레나를 자주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 “상상 속 인물일 뿐”…미술계의 엇갈린 반응

그러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그의 주장을 신중히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술 평론가 루스 밀링턴은 “이 그림의 매력은 모델의 신비로움에 있다”며 “실존 인물의 초상화라기보다, 상상 속 인물을 표현한 베르메르의 이상화된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소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원작자이자 2003년 동명 영화의 각본가 트레이시 슈발리에 역시 “이 그림은 해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고유한 가치가 존재한다”며 “그녀가 누구인지,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없다는 수수께끼 자체가 작품의 본질적 힘”이라고 말했다.

● ‘진주 귀걸이의 소녀’…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베르메르의 대표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1665년경)는 이국적인 터번과 과장된 진주 귀걸이, 그리고 미묘한 시선 처리로 ‘북유럽의 모나리자’라 불린다. 실존 인물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19세기부터 수차례 반복돼 왔으며, 이번에도 “종교적 상징 vs 예술적 이상화”라는 오랜 해석의 갈림길을 다시 불러왔다.

결국 이 그림은 3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술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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