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UK의 11월호 커버. @elleuk 공식 계정 갈무리
‘로제 편집 논란’으로 인종차별 비판에 휩싸였던 패션 매거진 엘르(ELLE) UK가 배우 정호연을 11월호 표지모델로 내세웠다.
논란의 여파 속에서 한국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로제 제외 논란’ 이후 첫 커버…정호연으로 분위기 전환
15일(현지시간) 엘르 UK는 공식 SNS를 통해 “배우 정호연이 11월호 표지를 장식했다”고 밝혔다.
잡지 측은 정호연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배우이자, 패션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화보는 지난 5월 프랑스 남부에서 촬영됐으며, 정호연은 카리스마와 세련미를 동시에 드러냈다.
● 왜 ‘정호연’인가…인종차별 논란 진화 포석?
엘르 UK는 지난 9월 ‘로제 편집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파리 패션위크 생로랑 쇼 현장에서 촬영된 단체 사진을 SNS에 게재하면서, 생로랑의 글로벌 앰버서더 로제만 프레임 밖으로 편집한 사진을 게시한 것이다.
글로벌 팬들은 즉각 “동양인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며 항의했고, SNS에는 ‘#ApologizeToRose’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됐다.
엘르 UK는 “사진 크기 조정 과정에서 생긴 실수였다”고 해명했으나,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국 잡지 측은 원본 이미지를 복원하고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공개된 정호연의 커버는 자연스레 ‘논란 수습’ 시도로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아시아계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인종차별 논란을 의식한 행보”라고 분석했지만, 패션 업계에서는 “화보는 이미 5월에 촬영된 만큼 시기적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선을 그었다.
● ‘오징어게임’의 스타, 글로벌 패션계 중심으로
정호연은 모델 경연 프로그램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4 출신으로, 2020년 배우로 전향했다. 데뷔작 오징어게임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에미상 후보에 오르는 등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이후 루이비통, 샤넬, 아르마니 등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에 잇달아 참여하며 ‘차세대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때문에 패션계에서는 엘르 UK의 정호연 커버는 동양계 모델이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단순한 표지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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