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 ‘상경’ 관객 교통비 지원… “지방 관객 모셔라” 노젓는 공연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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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연, MR 대체 많았지만
오케스트라 라이브로 만족도 높여
승차권 등 제시땐 20% 할인도

국내 뮤지컬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공연계가 ‘지방 관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약 4591억 원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공연 대비 짧은 기간 진행되는 지방 투어 공연에선 과거 시간 및 비용 효율 등의 이유로 뮤지컬 음악 반주가 MR(반주 음원)로 대체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서울 공연과 마찬가지로 지방 공연에서도 20인조 이상의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21∼24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과 다음 달 2∼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모든 회차 공연에서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에 나선다. ‘드라큘라’ 제작사인 오디컴퍼니 공연제작팀 관계자는 “최근 일회성이 아닌 기간적 여유를 가지고 공연하는 경우가 늘면서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가 가능한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 등 밤 시간 공연 관람이 어려운 관객층을 겨냥해 낮 시간대 공연을 신설하기도 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대구 공연 기간 금요일 마티네 공연을 추가했다. 통상 수요일 낮에 이뤄지는 마티네 공연을 금요일에도 실시해 주말과 이어 붙여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지난해 10, 11월 열린 부산 공연에서 4번의 마티네 공연을 추가했다. 노민지 클립서비스 홍보팀장은 “‘레미제라블’의 경우 먼 지역으로 공연을 보러 가기 어려운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다. 마티네 공연을 중심으로 부산·경남 소재 40여 개 학교의 단체 관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공연 여건상 전국 투어 공연이 불가능할 경우 지방 관객의 발길을 서울까지 모으기 위한 이색 프로모션들도 제공한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EMK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360도 회전하는 대규모 무대장치 등으로 인해 서울 외 지역에서 공연을 열지 않는다. 그 대신 고속버스 승차권, 항공권 등을 제시하는 타 지역 관객에게 20% 할인 혜택을 줬다.

김지원 EMK 부대표는 “프로모션용으로 준비한 물량이 거의 다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투어 공연이 어려울 경우 다양한 혜택을 마련함으로써 지방 관객들의 공연 관람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지방#관객#공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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