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민스타’ 6·25용사, 부산서 아리랑 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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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 새커리 옹
27일 정전 70주년 기념식서 열창
“유엔공원에 잠든 전우 위해 부를것”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이 올 2월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첼시왕립병원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을 만나 정전 70주년 기념식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이 올 2월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첼시왕립병원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을 만나 정전 70주년 기념식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영국의 대표적 경연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d Talent)’에서 우승한 구순이 넘은 6·25전쟁 참전용사가 정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리랑’을 열창한다.

24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콜린 새커리 옹(93)이 유엔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에 초청돼 24∼29일 한국을 찾는다. 그는 26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호텔에서 22개 유엔 참전국 대표단 등 370여 명이 참석하는 ‘유엔 참전용사 감사 만찬’에 참석한다. 27일에는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참전유공자와 학생, 시민 등 4000여 명이 참석하는 ‘정전협정 70주년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아리랑도 부를 예정이다. 이어 28일 주한 영국대사관 주최 ‘참전용사 초청 리셉션’에도 무대에 올라 아리랑을 열창한다.

15세에 영국군에 입대한 그는 19세이던 1950년 9월 갓 결혼한 아내를 두고, 제43야전포병연대 소속 포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327고지 전투 등에서 중공군과 격전을 치렀고, 그 과정에서 함께 참전한 6명의 전우 가운에 4명을 잃었다. 이후 1952년 귀국했다.

전사한 그의 전우들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영국군은 전쟁 기간 연인원 5만6000여 명이 참전해 1078명이 전사하고, 267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978명이 포로로 붙잡혀 고초를 겪었다.

새커리 옹은 2019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역대 최고령 출연자(89세)로 참가해 우승하면서 상금 25만 파운드(약 4억1250만 원)를 받았다. 당시 결승전 시청률이 40%를 기록하면서 그는 영국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국민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새커리 옹은 올해 2월 런던의 첼시 왕립보훈병원을 방문한 박민식 보훈부 장관에게 자신의 수상 이력을 소개하면서 즉석에서 ‘아리랑’을 불러 박 장관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한국에 초청할 테니 정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아리랑을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새커리 옹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이번 공연이 성사됐다.

새커리 옹은 “영국에서 배를 타고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곳이 부산이었는데 당시 전장에서 전우들과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기회가 될 때마다 아리랑을 함께 불렀다”며 “아직도 우리를 기억해 감사를 전하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고,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아리랑을 부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보훈부는 전했다.

박 장관은 “그가 부르는 아리랑 노래가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울려 퍼져 오늘날 자유 대한민국의 놀라운 번영을 이뤄낸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잊히지 않고 미래까지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英국민스타#6·25전쟁 참전용사#정전 70주년 기념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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