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도’ 국보 된다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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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22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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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의 숭고한 행적이 서려 있는 ‘이순신 장도’(李舜臣 長刀)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던 이순신 장도를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보는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 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래가 드문 것에 한해 지정된다.

이순신 장도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순신 유물 일괄’에 포함됐던 칼이다. 길이는 약 2m에 달하고,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두 자루, 2병)이 각각 칼집을 갖추고 있다.

하나의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이순신 장군이 직접 지은 시구 ‘삼척서천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이 새겨졌다.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라는 뜻이다.

다른 하나의 칼날 위쪽 부분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一揮掃蕩血染山河)라고 적혀있다. 뜻은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다.

이는 이충무공전서(1795)의 기록과 일치한다.

칼자루 속에는 ‘갑오사월일조태귀련이무생작’(甲午四月日造太貴連李茂生作, 갑오년 4월에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제작 시기와 제작자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재청은 이순신 장도가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 그 가치가 탁월하다고 밝혔다.

또 칼자루 속 슴베에 1594년 태귀련, 이무생이 제작했다는 명문이 남아 있어 제작 연대 및 제작자가 분명하고 학술적 가치도 높다.

칼날의 예리함과 견고함, 칼날에 새긴 명문과 물결무늬 선각 장식 등 제작 기술 및 예술성이 우수하고 완성도도 뛰어나다.

제작 연대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점도 국보로 지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순신 장도가 국보로 지정 예고됨에 따라 보물 ‘이순신 유물 일괄’ 구성에는 빠진다. 대신 요대(허리띠)를 보관하는 원형 나무함 요대함(腰帶函)이 추가된다.

이로써 ‘이순신 유물 일괄’은 기존의 ‘요대’, ‘옥로’(갓 장식 옥 공예품), ‘잔과 받침’(도배구대·복숭아 모양 잔과 받침)과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된 ‘요대함’으로 구성된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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