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세계 긴밀한 연결 느낄 수 있기를” 퓰리처상 환경소설, 디도나토의 노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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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 살리려는 사람들 그린 소설
마코버作 ‘오버스토리 서곡’ 재탄생
디도나토, 세종솔로이스츠와 호흡
내달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20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워스의 환경소설 ‘오버스토리’가 음악 작품으로 탄생한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음 달 16일 선보이는 콘서트 ‘세종솔로이스츠와 조이스 디도나토의 오버스토리 서곡’에서다.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와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김이 협연하고 보스턴 교향악단 부지휘자 얼 리(한국명 이얼)가 세종솔로이스츠를 지휘한다.

‘오버스토리’는 미 대륙의 원시림을 구하기 위해 모인 아홉 사람을 그린 소설이다. 특히 2018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종솔로이스츠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작곡가 토드 마코버에게 의뢰해 약 30분 길이의 ‘오버스토리 서곡’을 만들었다. 다음 달 7일에는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세종솔로이스츠가 이 곡을 세계 초연한다.

작곡가 마코버는 “‘오버스토리’는 인간이 세계에서 분리되면서 치를 대가에 대해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곡은 식물학자 역 메조소프라노가 연기하는 인간의 관점, 악단과 전자음이 표현하는 나무의 관점이 충돌하고 결합하며 진행된다.

식물학자 역 메조소프라노 디도나토는 2019년 바로크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를 중심으로 내한공연 ‘전쟁과 평화’를 열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세종솔로이스츠와의 협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버스토리 서곡은 연기가 필요하죠. 저는 오페라 무대에 서왔기에 친숙하지만 실내악단인 세종솔로이스츠에게는 도전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종솔로이스츠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악단으로 알려져 있기에 큰 기대가 됩니다.”

지난 내한 연주의 주제 ‘전쟁과 평화’가 보여주듯 그는 사회 참여적인 성악가로 알려져 있다. “세종솔로이스츠의 강경원 총감독이 마코버와 작품을 의논할 때 자연스럽게 제 이름이 떠올랐다고 들었습니다. 마코버와는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가 그에게 위촉한 오페라 ‘부활’에 출연하면서 알게 됐죠.”

2019년 그가 내한공연에서 ‘평화’를 호소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면서 세계는 더 잔인하고 불안정한 시대를 맞게 됐다. 디도나토에게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를 신뢰하는지 물었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니라 창조라는 말이 있죠.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아름답고 창의적인 것들을 보살피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폭력이 승리할 테니까요. ‘오버스토리’를 통해 이 세계와 인간의 삶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날 공연에서는 ‘오버스토리’ 외 스티븐 김이 협연하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도 연주된다. 디도나토는 ‘오버스토리’ 공연에 앞서 다음 달 14일 피아니스트 크레이그 테리와 리사이틀 ‘스프링 콘서트’도 마련한다. 헨델과 하이든의 오페라에서부터 프랑스 샹송, 미국 재즈 레퍼토리까지 ‘천의 얼굴’을 보여줄 무대다. 16일 ‘세종솔로이스츠…’ 공연은 3만∼15만 원. 14일 ‘스프링 콘서트’ 4만∼1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리처드 파워스#환경소설#오버스토리#음악 작품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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