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촬영에 최장 8시간…애니메이션 현실감 살렸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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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만에 스톱모션 장편 애니
‘엄마의 땅…’ 박재범 감독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에서 주인공 그리샤가 아픈 엄마에게 돌아가는 길에 붉은곰과 함께 물을 마시고 있다. 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애니메이션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에서 주인공 그리샤가 아픈 엄마에게 돌아가는 길에 붉은곰과 함께 물을 마시고 있다. 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국내에서 ‘콩쥐팥쥐’(1977년) 이후 46년 만에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제작됐다. 25일 개봉한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이다. 작품은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에 사는 소녀 그리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엄마를 위해 전설 속의 붉은 곰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톱모션이란 컴퓨터그래픽(CG) 없이 촬영 대상을 프레임마다 촬영한 뒤 이미지를 연속 재생하는 방식이다. 한 컷당 촬영에 최장 8시간이 걸릴 만큼 지난한 작업이어서 장편 애니메이션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다. ‘엄마의 땅…’은 제작하는 데 총 3년 3개월이 걸렸다.

제작을 총괄한 박재범 감독(33·사진)은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를 보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삶에 흥미를 느꼈다”며 “소박하고 아날로그적인 삶을 지켜 나가는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들의 삶이 스톱모션의 작업 방식과도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인형과 배경이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 오로라, 겨울눈 배경은 직접 실물을 촬영했다. 오로라는 청록색 천을 떼어서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찍었고, 눈은 스티로폼을 비벼 알갱이가 흩날리는 방법으로 연출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스톱모션 작품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피노키오’가 큰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며 “스톱모션이 힘든 제작 방식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스톱모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엄마의 땅#박재범#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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