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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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효정, 22일 인문학 리사이틀

“누가 클래식 음악을 만들었는가?”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22일 열리는 ‘피아니스트 허효정의 인문학 리사이틀 Ⅳ’의 부제다. 궁금증이 생겼다. 진짜 누가 클래식 음악을 만들었을까. 피아니스트 겸 음악학자인 허효정(사진)에게 11일 전화를 걸었다.

“18세기 중반까지 유럽에서도 음악 작품은 대체로 작곡된 뒤 바로 쓰이고 사라지는 것이었죠. 옛 음악을 존중하고 ‘고귀하다’는 가치를 담아낸 ‘클래식 음악’은 예술의 역사 속에서도 특이한 일이었어요.”

그는 19세기 시민 계층(부르주아)에서 청중층이 늘어나며 다양한 취향의 음악회가 탄생한 데서 ‘클래식 탄생’의 단서 가운데 하나를 찾았다.

“화려한 기술을 자랑하는 음악과 정신적인 깊이를 강조하는 음악이 나뉘게 됐죠. 이 중 깊이 있는 음악에는 당대 철학의 관념론과 이상주의가 영향을 줬어요. 특히 독일의 경우 ‘선조의 문화유산을 간직해야 한다’는 민족주의가 투영됐고, 베토벤과 바흐의 대곡을 비롯해 역사에 남겨질 만한 가치 있는 음악이 구분됐죠.”

서울대 기악과와 미학과를 졸업한 허효정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피아노 박사, 서울대에서 서양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에는 한국서양음악학회의 차세대 음악학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연구를 거듭할수록 클래식이란 몇몇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청중, 평론가와 음악 저널리스트 같은 전문가, 작곡가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만들어진 것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첼리스트 김연진, 소프라노 이결이 함께 출연해 생상스 ‘백조’, 헨델 ‘메시아’ 중 두 곡,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 첫 곡, 베토벤 3중주곡 ‘대공’ 등 주제와 연관된 음악을 들려준다.

허효정은 2019년 2월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숭고해졌는가?’를 시작으로 2021년 ‘왜 바흐인가?’, 2022년 ‘무엇이 음악을 숭고하게 만드는가?’를 주제로 한 인문학 리사이틀 시리즈를 이어왔다.

그는 “앞으로 ‘음악에서 숭고를 규정하게 된 이념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인문학 리사이틀 전 7편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석 2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피아니스트 허효정#인문학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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