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스타서 세계적 배우로 우뚝…30년차 이정재의 연기인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3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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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제74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50). 1993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했을 당시 훤칠한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지는 못했다. 1995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드라마 ‘모래시계’의 순정파 보디가드 백재희 역으로 대종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었지만 그에겐 ‘연기력 부족’이란 꼬리표가 뒤따랐다.

그는 연기력 논란을 노력으로 정면 돌파한다. 배우 김학철과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최형인 교수를 찾아가 연기 지도를 받았고, 데뷔 6년차엔 동국대 연극영상학과에 입학해 석사과정을 마쳤다. 당시 그는 영화 ‘태양은 없다’(1999년)로 제20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도 받은 상태였다.

2000년대 출연한 작품마다 흥행에 실패하며 쓴맛을 봤지만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2010년) 이후 전환점을 맞는다. 주연을 내려놓고 조연인 부잣집 남자 훈을 연기한 그는 하녀 역의 전도연, 윤여정을 돋보이게 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캐릭터의 변화가 익숙한 배우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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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변화’라는 그의 목표는 뒤이은 작품에서 차례로 달성된다. 영화 ‘도둑들’(2012년)의 뽀빠이를 시작으로 영화 ‘신세계’(2013년)의 이자성, 영화 ‘관상’(2013년)의 수양대군, 영화 ‘암살’(2015년)의 염석진을 연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도둑들’ ‘암살’ ‘신과함께’ 시리즈 등 천만 영화 4편에 출연해 명실상부한 흥행보증수표 배우로도 자리잡았다.

꾸준히 변화를 시도한 그는 ‘오징어게임’의 성기훈을 선택함으로써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도약한다. 성기훈은 퇴직, 이혼 후 도박 빚에 시달리는 이혼남으로, 주로 화려한 인물을 연기했던 그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던 이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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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감독으로도 변신했다. 첫 연출한 영화 ‘헌트’는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됐고 13일 기준으로 420만 명이 관람해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함께 받았다. 디즈니플러스가 제작하는 ‘스타워즈’ 시리즈 ‘어콜라이트’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할리우드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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