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세에 로또 1등에 당첨 돼 17억 원을 받은 남성의 후일담이 화제 되고 있다.
이 사연은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자본주의 학교’에 소개됐다. 방송에서 출연진 서경석은 친구 이윤석과 함께 한 카페를 찾았다.
서경석은 커피를 서빙하는 젊은 청년의 손을 잡더니 손등을 비비면서 “이분이 바로 로또 1등에 당첨되신 분이다”라고 이윤석에게 소개했다. 이윤석은 “1등 당첨자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며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A 씨는 당시의 심경에 대해 “그냥 뭐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길거리에 앉아서 로또 용지를 3분 동안 쳐다봤다”고 떠올렸다.
전날 무슨 꿈을 꿨냐는 질문에는 “꿈은 안 꿨다. 동료와 식사를 마치고 앞에 있던 복권집에서 주머니에 있는 만 원짜리 한 장으로 복권 2장을 구입해서 동료와 한 장씩 나눠 가졌다. 당첨되면 서로 얼마씩 주자고 했는데, 그중에서 제 것이 당첨됐다”고 설명했다.
당첨 확인 후 A 씨는 바로 차를 타고 당첨금을 주는 N은행 본점으로 갔다고 했다. A 씨는 “경호원이 나와서 붙고 그런 것은 없고, ‘당첨금 수령하러 왔다’고 말씀 드리니 그분들은 매주 하는 일이라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어 “2층 창구 업무 보는 맞은편에 유리로 가려진 작은 방이 있었다. 그 방에 들어가서 문을 잠갔고, 은행 과장님이 오셔서 일시불로 받을 건지 은행 상품에 투자할 건지 물어보더라. 그냥 돈으로 달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당첨금을 어떻게 썼는지 묻자 “세금 33% 공제하고 최종 11억 원을 받았다”며 “3억 정도를 그때 같이 일하시던 분에게 나눠드리고, 부모님께는 당시 사시던 집이 월셋집이어서 전셋집으로 바꿔 드렸다”고 밝혔다.
부모님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부모님이 좋아하셨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로 인해 제가 망가질까 봐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저는 경제관념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기분 낸다고 차를 사고, 샀다가 팔고 이러면서 돈을 썼다”며 “1년 정도 놀다가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 카페를 차렸다”고 설명했다.
서경석은 “그때 만약 집을 한 채 사놨더라면”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