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중국이 메달 가져가라 하자” 분노의 기사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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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8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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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불거진 ‘편파 판정’ 의혹을 비판한 국내 모 언론사의 기사가 뜨거운 화제를 모았으나 게시 20여 분 만에 삭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대한민국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는 조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오르는 듯했지만 모두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하면서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 직후인 오후 10시 17분경, 한 언론사의 온라인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는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해당 문장은 첫 문단에서도 10번이나 반복됐다.

두 번째 문단부터는 일반적인 기사 형식을 갖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의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의 실격, 박장혁 선수(24·스포츠토토)의 준준결승 부상, 최민정 선수(24·성남시청)의 여자 500m 준준결승 진출 실패 등을 다루는 듯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황대헌 선수가 7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anga.com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황대헌 선수가 7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anga.com
그러나 마지막 문단에서 다시 “중국 선수 셋이 편파 판정에 힘입어 결승에 올랐는데 깔끔히 무시해 버리자”, “빙질 관리도 제대로 안 됐다”, “심판은 대놓고 중국 선수들 결승 올리느라 여념이 없고, 이런 대회 이런 레이스 메달은 없는 셈 치자. 중국 선수들 메달 따도 알리지도 말자”는 등 강한 어조로 비난을 이어갔다.

해당 기사는 네이버에서만 약 4만 개의 공감을 받았고, 3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이 분 경위서 안 쓰게 해주세요”, “이런 사이다 기사는 처음”이라며 열광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데스킹(기사 검토 시스템) 부재로 인한 보도 사고다” “저널리즘 윤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기사는 출고 23분 만인 오후 10시 40분경 삭제됐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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