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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코로나 우울증, 예술로 날리다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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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찾아가는 예술처방전’ 2년… 올해부터 예술치유 프로그램 진행
우울증 상담자-간호사 등 대상 강의… 참가자들 “짧은 시간에도 위로받아”
최근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예술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남원시정신건강복지센터의 한 직원이 말린 식물 등을 붙여 직접 만든 엽서를 다른 참가자들에게 보이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잔디밭에 누워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무를 그렸어요. 나뭇잎을 잘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다 물감을 면봉에 묻혀 찍어봤어요. 잘했죠?”

한 여성이 노트북 카메라를 향해 캔버스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캔버스 가장자리에는 ‘가끔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쓰인 문구가 붙어 있었다. 화면에 비친 다른 참가자들은 그림을 보고 박수를 보냈다. 최근 줌 화상회의로 진행된 예술치유 프로그램 ‘예술로 마음을 밝히다’의 한 장면이다. 이날 강의 주제는 ‘나를 힘나게 하는 것’을 물감으로 그려 보는 것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마련했다.

문체부와 진흥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예술처방전’ 사업에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올해 포함시켰다. 미술, 음악, 무용 분야에서 다섯 종류의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올 9월부터 최근까지 프로그램별로 5회의 비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전국 260개 정신건강복지센터 중 15곳의 이용자들과 1곳의 직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자들은 대부분 우울감 등으로 상담을 받고 있는 이들이다.

‘예술로 마음을 밝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태은 차의과대 미술치료대학원 교수는 “참여자들이 미술치료가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소감을 전해 왔다”며 “비대면 프로그램 덕에 면 단위 지역주민들도 만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미술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술치유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업무가 폭증해 우울증에 빠질 우려가 있는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도 진행됐다. 하경진 남원시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전문요원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같은 일을 하는) 다른 분들도 잘 견디고 있는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찾아가는 예술처방전’ 사업에는 ‘예술체험 키트’를 나눠주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5000개에 이어 올해 약 2000개의 키트를 배포했다. 올해는 각계 예술 전문가들이 참여한 워크숍을 통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5종의 키트를 새로 개발했다. 진흥원은 나무 조각 200여 개로 ‘나만의 나무’를 만들 수 있는 ‘아트 온 마인드(Art On Mind)’ 키트를 마련했다. 올해 키트 등 5종으로 만든 작품 중 약 100개를 선정해 26일부터 온라인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인설 가톨릭대 공연예술문화학과 교수는 “예술치유는 정신적 회복을 돕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사업도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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