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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5배 손배 언론법, 민주주의 말살… 역대 정부 언론규제 중 가장 악법”

입력 2021-08-23 03:00업데이트 2021-08-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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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천 前한국언론학회장 인터뷰
“언론 보도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악법이다.”

한국언론학회장, 한국방송학회장, 언론중재위원 등을 지낸 유재천 전 상지대 총장(83·사진)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이전 정권들에서도 언론을 규제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 정권에서 제일 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언론 보도를 5배의 손해배상으로 징벌하겠다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언론중재법 개정의 주체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현 집권 세력은 지난 민주화 투쟁을 명분으로 삼으며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었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이제 와서 권력에 비판적인 보도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모순을 버젓이 드러내놓고 있다”며 “진영논리에 갇혀 자신들의 정치 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언론의 입을 막겠다는 발상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다원주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들 세력이 이렇게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당초 차관급 이상 등 고위 공직자와 대기업 임원, 주요 주주도 제한적으로 언론 보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추진하다가 막판에 이들을 뺐다. 유 전 총장은 “현 개정안에서 여전히 정치인 등 유력 인사들은 징벌적 손해배상 요구가 가능하다”며 “민주당이 180석 수적 우위를 앞세워 기준이 모호한 ‘허위·조작 보도’라는 이유를 붙여 이 같은 입법을 강행한다 해도 헌법소원에서 위헌 판결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언론의 자율적인 사회적 책임도 당부했다. 그는 “민주당이 왜 법으로 언론을 규제하려고 하는지 언론 주체들이 돌이켜봐야 할 점도 없지 않다”며 “구호에 그치는 언론의 윤리강령이나 취재윤리를 넘어서 언론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자율규제 기구를 만드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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