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의 바탕이 된 이 책은 1986년 사트마에서 태어난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풀어낸 자서전이다. 그는 공립학교 대신 사트마 내에서 11년간 교육 받고 외부세계와 차단된 채 자랐다. 사트마의 교육기관에선 동유럽계 유대인의 언어인 이디시어만 가르치고 영어는 쓰지 못하게 한다. 사트마에 사는 여자는 결혼 후 모두 삭발을 한다. 아이를 낳는 일을 지상최대의 과제로 부여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대학살한 홀로코스트로 희생당한 유대인의 인구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란다. 그 역시 17세에 중매결혼을 하고 19세에 아들을 낳았다. 그의 고백이 담긴 문장을 읽어 내려갈 때마다 사트마 여성이 겪는 끔찍한 삶이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족쇄에 갇힌 그의 탈출구는 책이었다. 틈날 때마다 가족들의 감시를 피해 몰래 서점으로 가서 책을 읽었다. 그는 책을 통해 자유로운 삶이 존재하는 외부세계를 알게 되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결심 끝에 그는 2009년 사트마를 몰래 탈출한다.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사트마를 나간 엄마를 찾아 유럽으로 건너간다. 남편과 이혼소송을 벌이고 아들의 양육권도 가져온다. 독일 베를린에서 살면서 자신이 겪었던 일을 글로 적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