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 근육 만들러 가요” MZ세대 스포츠케이션 붐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7-23 03:00수정 2021-07-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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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거리두기-인원제한에
골프-자전거-서핑 등 즐기며 휴가 보내려는 젊은층 크게 늘어
“운동이 목적, 여행은 덤으로”
MZ세대 건강관심 커진것도 한몫
“이번 휴가엔 ‘득근’하러 갑니다.”

휴가철 늘어지게 쉬며 놀고먹기엔 좀이 쑤시는 신인류가 등장한 걸까? 휴가 중에 운동도 살짝 곁들이던 이들과도 뭔가 다르다. MZ세대에겐 휴가를 바쳐 운동에 매진하는 ‘스포츠케이션(Sportscation)’이 익숙하다. 득근(得筋·근육을 얻는다는 뜻의 은어)을 휴가의 목표로 삼는 이들도 있다.

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sports)와 휴가(vacation)를 합친 신조어로, 방점은 ‘휴가’보다 ‘스포츠’에 찍힌다. 휴가지, 숙소, 일정, 예산도 모두 즐기려는 스포츠에 따라 결정된다. 휴가 동반자 역시 같은 운동을 즐기는 동료가 된다.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종목은 골프, 헬스, 서핑, 자전거, 테니스 등 다양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홀로 또는 소수 인원이 즐기는 종목이 많다. 해외여행에 제약이 생기고, 여럿이 함께하는 활동을 피하게 되면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스포츠케이션 붐을 키우고 있다.

MZ세대에는 즐기는 운동에 맞춰 휴가 계획을 짜고 집중적으로 운동하는 이들이 많다. 강원 속초시에서 골프를 치며 휴가를 즐기는 여성, 권수정 씨 제공
직장인 권수정 씨(33)는 올여름 제주도에서 3박 4일 골프 휴가를 계획 중이다. 온라인으로 골프투어 상품을 예약해 이틀간 골프장을 이용하며 남은 시간엔 숙소에 머물거나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을 잡았다. 권 씨는 “골프장을 먼저 정하고 난 뒤에 연계된 숙소, 인근 식당, 여행 동선이 결정됐다. 코로나 이후 골프를 시작한 지인들과 휴가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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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7월 말 전북 고창으로 휴가를 갈 예정인 김학영 씨(28)는 “요즘은 휴가 때 운동을 하고 덤으로 여행도 해보자는 분위기”라며 “마침 고창에 가본 적이 없어 골프를 마치고 시간이 되면 둘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행 중 동선을 최소화하고 보다 저렴하게 골프를 즐기려는 이들을 위해 스크린골프 시설을 갖춘 ‘스크린골프 펜션’도 인기다.

제주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이들. 김서프제주 제공
서핑도 스포츠케이션 인기 종목이다. 서핑보드만 있으면 혼자서도 하루 종일 즐길 수 있기 때문. 제주도로 서핑 휴가를 다녀온 이성민 씨(34)는 “나흘 동안 오전부터 저녁까지 서핑을 즐겼다. 제주도엔 다른 유명 관광지도 많지만 파도가 좋은 해변만 찾아 이곳저곳 다녔다”고 했다.

서울에 자리한 호텔의 피트니스센터. JW메리어트 제공
운동을 할 수만 있다면 휴가는 굳이 멀리 떠날 필요가 없는 개념이 됐다. 서울시내 5성급 호텔은 헬스와 휴가를 동시에 즐기려는 이들에겐 최적의 장소다. 손원일 씨(37) 부부는 올여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손 씨는 “고급 호텔에는 평소 보지 못한 비싼 운동기구가 많고, 수영도 할 수 있다. 휴가 중에도 건강 관리는 필수”라고 털어놨다. 도심 강변이나 교외에서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라이딩, 테니스도 수요가 많다.

골프와 서핑을 즐기는 MZ세대의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20대부터 40대 인구 비율은 지난해 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서핑 휴가지로 꼽히는 강원 양양의 경우 2018년 50대 이상 관광객이 주를 이뤘던 데 반해 지난해에는 20, 30대 관광객의 비율이 67.5%로 나타났다. ‘프립’ ‘마이리얼트립’ ‘카카오골프’를 비롯한 온라인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에서도 골프와 서핑이 주요 스포츠케이션 상품군이다. 충북에서 스크린골프펜션을 운영하는 한 운영자는 “여행상품을 통해 펜션을 찾는 20, 30대의 예약 문의가 지난해 말부터 폭발적”이라고 했다.

스포츠케이션의 인기는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권 씨는 “코로나 이전 운동과 휴가는 별개였다. 앞으로는 시간을 헛되게 쓰지 않았다는 심리적 보상감과 건강관리를 동시에 하기 위해 스포츠케이션만 즐길 생각”이라고 했다. 김 씨는 “해외여행을 못 가니 의도치 않게 잉여자금이 생겼다. 평소에 즐기기 힘든 스포츠와 건강에 투자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mz세대#스포츠케이션#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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