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끝까지 무대 올렸던 드라큘라, 가장 먼저 공연 재개… 애정 남다를 수밖에”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6-15 03:00수정 2021-06-1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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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 국내 4번째 공연
美작곡가 와일드혼 화상 인터뷰
피아노 앞에 앉은 뮤지컬 ‘드라큘라’의 작곡가 프랭크와일드혼. 그는 인터뷰 중 즉석에서 넘버 ‘Please don't make me love you’를 연주하며 “음악에 대한 내 열정이 언제 멈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디컴퍼니 제공
“제가 말했죠? 한국 배우들은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가수들이라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로 불리는 프랭크 와일드혼(63·미국)이 말했다.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비롯해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 ‘데스노트’ ‘엑스칼리버’ 속 멜로디가 그에게서 탄생했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는 그에게 특히 의미 있다.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그는 10일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팬데믹 중 각별한 친구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창작에 몰입하고 있다. 제 작품 중 팬데믹으로 공연이 취소될 때 가장 마지막까지 공연했고, 1년 뒤 가장 빨리 공연을 재개한 것도 드라큘라다.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01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처음 공연한 드라큘라는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가 1987년 내놓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014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400년간 한 여자를 사랑하는 드라큘라의 이야기가 와일드혼의 선율에 어우러졌다. 한국에서는 네 번째 공연할 만큼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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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곡은 서정적이고 서글프다. 한(恨)의 정서가 묻어 있다. 음역대가 넓어 배우가 소화하기에 만만찮다. 드라큘라 역은 절규하고 그로테스크한 몸짓과 발걸음 연기도 곁들여야 해 난도가 높다. 그는 “세계적으로 이 역을 할 배우를 찾는 게 쉽지 않지만 김준수 전동석 신성록 등 실력파 배우들에겐 큰 문제가 없었다”며 “저는 그저 ‘열정을 쏟아내라’는 주문만 했을 뿐”이라며 웃었다.

서정적 선율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가족사를 꺼냈다.

“루마니아계 아버지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도망쳐야 했고 러시아계 어머니 가족 역시 핍박을 받아 슬픔을 안고 살아요. 하지만 비극 속에서도 낙관주의, 유머를 보이는 게 바로 동유럽의 정서고, 그게 내 피 안에 있어요.”

그의 아버지는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였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그는 직접 만난 한국 배우, 제작진들이 솔직하고 영혼이 깨어있는 사람들이라고 느꼈다. 그는 “한국 역사를 잘 모르지만 제 가족사와 어딘가 통하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붉게 염색한 머리는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김준수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초심을 유지하고 싶어 이번 시즌에도 붉게 염색했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편 ‘드라큘라 장인’으로 통하는 김준수 배우는 14일 화상 인터뷰에서 “와일드혼이 쓴 ‘Loving you keeps me alive’라는 곡을 듣자마자 이 작품을 꼭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와일드혼은 “2014년 당시 20대로는 세계에서 처음 드라큘라를 맡았던 김준수는 제 동생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군 시절에도, 지금도 안부를 주고받는 12년 지기”라고 했다. 이어 “저는 여전히 배울 게 많은 학생이다. 클래식, 컨트리, 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제 멜로디를 쓰고 싶다”고 했다.

8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7만∼15만 원. 14세 이상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뮤지컬 드라큘라#와일드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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