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제작 늘고 인기 콘텐츠는 ‘스핀오프’… 동화책 ‘집콕 특수’ 날개달고 다양한 기획 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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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아동신간 4200→4617권 증가
“시장 성장에 고비용 제작도 활발”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아가는 사자 ‘와니니’와 그의 친구 하이에나, 버펄로, 하마들의 이야기. 생경한 풍경에서 펼쳐지는 야생동물들의 이야기가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출간된 이현 작가의 동화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창비) 3권은 출간 1주 만에 예스24 어린이문학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더니 출간 3주가 지난 현재까지 3만 부가 제작됐다. 1권과 2권은 각각 20만, 10만 부가 판매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동화책 시장에 순풍이 부는 가운데 여기에 힘입은 출판계가 다양한 콘셉트의 동화책 기획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17∼2019년 아동 분야 신간은 4200권 내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4617권으로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 문학과 교양서가 각각 150권, 270권 늘어 증가 폭이 컸다.

시리즈물 제작에 나서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 중 하나다. ‘푸른 사자 와니니’의 경우 2019년 1월 1권을 출간할 때만 해도 단행본으로 제작됐다. 독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같은 해 8월 2권이 출간됐고, 3권 제작 단계부터는 아예 총 10권짜리 시리즈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유병록 창비 어린이출판부장은 “동화책 시장이 성장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해 비용이 많이 드는 시리즈 제작에도 자신감을 얻게 됐다. 흥미로운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문학 작품들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출간 10년이 지난 단행본이 뒤늦게 시리즈로 제작된 사례도 있다. 비룡소는 2010년 펴낸 동화책 ‘만복이네 떡집’의 2, 3권인 ‘장군이네 떡집’ ‘소원 떡집’을 지난해 4월 출간했다. ‘만복이네 떡집’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심술을 부리던 주인공 ‘만복이’가 신비한 떡집을 발견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김리리 작가의 작품이다. 출간 이후 현재까지 30만 부가 넘게 판매됐다.

2권은 1권 말미에 잠깐 나오는 ‘장군이네 떡집’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지은 비룡소 편집주간은 “2, 3권이 각각 1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10년 전 작품인 1권도 10만 부가 더 팔렸다. 동화책 시장이 침체기일 때는 시리즈물을 쉽게 시도하지 못했는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인기 콘텐츠를 스핀오프한 동화책도 제작됐다. 지난해부터 3권째 출간되고 있는 ‘흔한 남매 안 흔한 일기’ 시리즈는 구독자 214만 명을 자랑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흔한 남매’의 스핀오프 동화책이다. ‘흔한 남매’ 영상에는 코미디언 장다운, 한으뜸이 출연해 남매를 콘셉트로 다양한 상황극을 펼친다. 인기가 높아지자 아이세움은 이 콘텐츠의 스핀오프 만화책과 동화책을 제작했다. 이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자는 “어떤 콘텐츠가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같은 설정을 가지고 매체와 형식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가공하려는 움직임이 돋보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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