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악 크는 이유, 가르쳐보니 알겠더라”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0-11-28 03:00수정 2020-1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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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학기부터 서울대서 강의
‘애틀랜타 올림픽 찬가’ 부른 라모어
美대표 성악가… 홍혜경과도 친분
“학생들 자질 뛰어나고 열정적… 매일 출근 낯설지만 서울생활 행복”
제니퍼 라모어 서울대 음대 교수는 ‘무대에서 만난 최고의 상대역’을 묻자 “바리톤 호세 판담과의 공연 자체가 소중한 성악 레슨을 받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세계에서 한국 성악도는 평판이 높죠. 그래도 이 정도까지 뛰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메조소프라노 제니퍼 라모어(62)가 올 2학기부터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임용돼 강의하고 있다. 라모어는 1992년 헨델 오페라 ‘줄리오 체사레’ 시저 역으로 그래머폰상을, 2007년 훔퍼딩크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의 헨젤 역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폐막식에서는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 세계적 무대에서 활동한 라모어 같은 중량급 성악가가 서울대 교단에 선 것은 주요 콩쿠르 등 약진하는 클래식 한류의 파워를 입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페루자 음악축제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열었는데 서울대 서혜연 교수(소프라노)가 제자를 데려와 친해졌죠. 서울대에 오라고 제안하셔서 놀랐습니다. 30여 년간 레슨을 했지만 ‘직장 상사’가 있는 곳에 매일 출근하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죠.”(웃음)

더블베이스 연주가인 남편 다비데 비토네가 ‘당신은 교습에 열정이 크다. 언젠가는 무대 활동을 끝내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정한 뒤엔 지루한 서류 작업의 연속이었죠. 올 초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 무대 활동이 중단됐는데 서울로 오는 준비를 하기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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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그는 매일 행복하게 눈을 뜬다고 했다. “동료 교수님들이 정이 많아요. 늘 함께 식사하고 얘기꽃을 피우며 지냅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기본적인 자질이 훌륭한 데다 모든 일에 열심입니다. 왜 세계가 한국 성악계에 주목하는지 알겠어요.”

그는 1999년 소프라노 홍혜경과 듀오 음반 ‘Bellezza Vocale(목소리의 아름다움)’을 발매하며 “홍혜경은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밝혔다. 2000년 LG아트센터에서 홍혜경과 듀오 콘서트를 가졌다. 2001년 내한 독창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9·11테러로 취소됐다. 2004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홍혜경과 친구들’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14년 전 파리로 이주한 뒤 혜경과 연락한 지 오래되어서… 서울에 온다고 미처 알리지 못했네요.” 한국 팬들의 따뜻함과 열정은 늘 머리에 남아 있었다고 했다. “2000년 공연이 끝난 뒤 사인을 기다리는 팬들의 긴 줄을 보면서 혜경과 얘기했죠. ‘늘 이런 식이면 노래를 더 열심히 즐겁게 잘할 수 있겠네’라고.”

그는 남편이 참여하는 현악5중주단 ‘오퍼스 파이브’와 자주 연주를 펼쳐 왔다. 내년 남편이 오면 한국인 연주자들과 함께 한국판 ‘오퍼스 파이브’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년 오페라 무대의 일화들을 엮은 저서 ‘목소리(Una Voce)’도 한국어 번역이 진행 중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제니퍼 라모어#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 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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