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속상해도 꾹 참아? 걱정나무에게 말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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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걸어두는 나무/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김호정 옮김/160쪽·1만1000원·책속물고기(10세 이상)

열한 살 소녀 줄리엣은 참고 또 참는다. 학교에서 악동 휴 알렌이 도시락을 낚아채 던져도, 여동생 오필리아가 짜증이 치솟는 ‘짜증 노래’를 계속 불러도 꾹꾹 삭인다. 엄마 아빠가 싸워도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만 같다. 그럴 때마다 몸이 가려워지면서 빨갛게 발진이 나고 엄지 손톱을 물어뜯는다.

어느 날 줄리엣에게 자기 방이 생긴다. 할머니가 쓰던 방으로, 오랫동안 비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에 큰 나무와 함께 가지에 앉은 공작새, 염소, 오리 등이 그려져 있었다. 할머니는 걱정거리를 나무에 걸어 두면 동물 친구들이 이를 맡아줘 편히 잠잘 수 있다고 얘기해 준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갖게 되는 걱정거리를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뭐든 양보하고 자기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라면 “바로 내 이야기야”라며 무릎을 칠 것이다. 줄리엣은 나무와 동물 친구들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대학 총장을 지냈지만 나이가 들어 도움 받아야 하는 일이 많아지자 우울해하는 할머니를 위로하는 줄리엣. 차츰 용기를 내며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걱정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법을 따스하게 들려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마리안느 머스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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