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백제의 흔적들…부여 화지산서 초석건물지·대지조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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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1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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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호, 2019-2·3호 건물지 전경과 초석 사이 발견된 연화문 수막새.(문화재청 제공)© 뉴스1
2018-1호, 2019-2·3호 건물지 전경과 초석 사이 발견된 연화문 수막새.(문화재청 제공)© 뉴스1
부여 화지산유적(사적 제425호)에서 백제 사비기(538~660년) 초석건물지와 대규모 대지조성시설이 확인됐다.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충남 부여군 부여읍 화지산유적 발굴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화지산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부소산성·관북리유적 등과 함께 백제 사비기 중요 유적이다.

사비백제의 이궁지(왕이 정사를 보는 정궁 이외의 곳에 따로 세운 궁)라고 예로부터 전해진 곳으로, 백제 중요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화지산 서쪽 비탈면에서 진행된 이번 6차 조사에서는 지난해 5차 조사에서 확인한 초석건물지 3동과 연결되는 다른 3동이 추가로 확인됐다. 조사는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진행했다.

총 6동의 초석건물지는 축조 방향이 동-서로 모두 서향(西向)을 하고 있는 건물이며, 초석은 원형과 긴사각형, 사각형의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옆면이 2칸 이상인 건물지와 옆면이 1칸인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형 건물지가 나란히 연결되는 특징을 지녔다.

초석과 초석 사이에는 고맥이시설(기와 건물에 벽체를 조성하기 위한 하부시설)이 확인됐다. 지붕 조성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연꽃무늬 수막새, 기와 등도 나왔다.
부여 화지산유적 전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부여 화지산유적 전경.(문화재청 제공)© 뉴스1

건물지 앞쪽과 뒤쪽에는 배수구가 조성돼 있었고, 그 내부에서 다량의 기와와 토기도 발견했다.

또한 화지산유적 서쪽 비탈면에서 대지 경사면의 암반을 동-서 ‘L’자형으로 땅을 판 다음 흙으로 일부를 다시 메워 평평한 대지를 조성한 흔적도 발견했다. 이런 방식으로 계단식 대지를 조성해 건물들을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그동안 화지산유적 조사에서 나온 유물은 사비백제 왕궁인 관북리유적과 왕궁성으로 조성된 익산 왕궁리유적 등에서 확인한 유물·유구와 맥락을 같이한다.

그동안 기록과 이야기상에만 존재해온 사비백제 이궁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조사는 8월초까지 진행된다.

한편 12일 오전 10시에는 발굴현장에서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 백제문화유산주간(8~14일) 행사 기간에 맞춰 기획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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