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7년 2월24일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통해 올해 3월14일 마애약사불의 존재를 알았다. 이를 바탕으로 불상의 위치를 추적, 거류산 일대를 2차례 조사했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이 불상을 발견했다.
학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불상이며, 제작 시기는 고려 전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 불상은 약 5m의 큰 바위 서쪽 평평한 면에 높이 254㎝ 크기로 가늘게 새겨져 있다. 승려가 장상 위에 걸쳐 입는 법의인 가사가 이중착의(二重着衣)로 걸쳐진 모습이다.
상반신을 보면,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린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취하고 있다. 왼손에 장식구슬인 보주를 들고 있다. 하반신은 큰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대좌(臺座)에 오른발을 왼쪽 허벅다리 위에 놓은 다음 왼발을 오른쪽 허벅다리 위에 놓은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앉아 있다.
둥글넓적한 얼굴, 과장된 이목구비, 짧고 선명한 목에 새겨진 줄 3개, 부조로 새긴 머리, 가는 선으로 표현한 몸이 특징이다. 고려 전기 마애불의 주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거류산 정상에는 통일신라 석축산성인 경남 문화재자료 제90호 거류산성이 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약 580m 떨어진 봉우리 사면에는 큰 암석군이 산재한다. 불상은 이 중 제일 큰 암석 전면에 새겨있다. 약간 오목한 암석 윗면에는 지름 약 1.2m의 둥근 암석이 하나 놓여 있다.
경남 고성은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는 곳이다. 사례가 많지 않은 마애약사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 고려 전기 작품인 보물 제406호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과 같은 양식을 보이는데, 고려 전기 수도인 개성의 중앙양식과는 얼굴 표현이 확연히 다른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이 불상의 발견을 소관 자치단체인 고성군에 알릴 예정이다. 문화재가 발견되면 해당 자치단체가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고, 문화재 지정 검토와 보존 대책을 마련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