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모르고 있었다니…경남 고성서 문화재급 고려 불상 발견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4일 11시 08분


경상남도 고성 거류산에서 미지의 고려 불상이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7년 2월24일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통해 올해 3월14일 마애약사불의 존재를 알았다. 이를 바탕으로 불상의 위치를 추적, 거류산 일대를 2차례 조사했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이 불상을 발견했다.

학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불상이며, 제작 시기는 고려 전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 불상은 약 5m의 큰 바위 서쪽 평평한 면에 높이 254㎝ 크기로 가늘게 새겨져 있다. 승려가 장상 위에 걸쳐 입는 법의인 가사가 이중착의(二重着衣)로 걸쳐진 모습이다.

상반신을 보면,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린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취하고 있다. 왼손에 장식구슬인 보주를 들고 있다. 하반신은 큰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대좌(臺座)에 오른발을 왼쪽 허벅다리 위에 놓은 다음 왼발을 오른쪽 허벅다리 위에 놓은 결가부좌(結跏趺坐)로 앉아 있다.

둥글넓적한 얼굴, 과장된 이목구비, 짧고 선명한 목에 새겨진 줄 3개, 부조로 새긴 머리, 가는 선으로 표현한 몸이 특징이다. 고려 전기 마애불의 주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거류산 정상에는 통일신라 석축산성인 경남 문화재자료 제90호 거류산성이 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약 580m 떨어진 봉우리 사면에는 큰 암석군이 산재한다. 불상은 이 중 제일 큰 암석 전면에 새겨있다. 약간 오목한 암석 윗면에는 지름 약 1.2m의 둥근 암석이 하나 놓여 있다.

경남 고성은 불교문화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는 곳이다. 사례가 많지 않은 마애약사불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 고려 전기 작품인 보물 제406호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과 같은 양식을 보이는데, 고려 전기 수도인 개성의 중앙양식과는 얼굴 표현이 확연히 다른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이 불상의 발견을 소관 자치단체인 고성군에 알릴 예정이다. 문화재가 발견되면 해당 자치단체가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고, 문화재 지정 검토와 보존 대책을 마련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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