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도깨비 패션’ 꿈꾸지만 여의치 않으면 ‘특검보’ 벤치마킹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남자는 코트

배우 공유가 드라마 ‘도깨비’에서 입은 롱코트 열전. 큰 키에 잘어울리는 스타일이다. 가운데 밀리터리 스타일의 코트는 도깨비가 저승사자와 함께 위험에 처한 여자주인공을 구하러 갈때 입었다. 버버리 제공
배우 공유가 드라마 ‘도깨비’에서 입은 롱코트 열전. 큰 키에 잘어울리는 스타일이다. 가운데 밀리터리 스타일의 코트는 도깨비가 저승사자와 함께 위험에 처한 여자주인공을 구하러 갈때 입었다. 버버리 제공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넋을 잃고 TV에 빠지게 만든 드라마 ‘도깨비’ 속 남자 주인공(남주)의 대사다. 이 오글거리는 대사를 감동적으로 만든 것은 물론 주인공인 공유의 연기력이겠지만 그의 코트도 한몫했다고 본다. 큰 키에 너무나 잘 어울리며 걸을 때마다 휘리릭 소리를 내는 것만 같던 공유 코트 말이다. 그의 코트는 화제를 몰고 다니며 드라마에 나올 때마다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갔다.

 도깨비의 룸메이트 저승사자는 또 어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커먼 저승사자룩은 시크함의 절정이었다.


 몇몇 특이한 스타일을 제외하고는 도깨비나 저승사자나 스타일링 코드는 단순했다. 따뜻한 스웨터에 잘 재단된 코트의 조합이다. 남성들이 슈트를 잘 입지 않는 요즘, 코트 룩은 프로페셔널해 보인다. 그렇다고 슈트처럼 딱딱해 보이지만도 않는다. 

터틀넥+코트+머플러 

콜롬보의 투 톤 터틀넥. 콜롬보 제공
콜롬보의 투 톤 터틀넥. 콜롬보 제공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정답’ 패션이다. 웬만하면 다 어울린다. 색깔 조합이 어렵다면 도깨비와 저승사자를 따라 올 블랙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도깨비 2회 마지막 여주인공이 사채업자들에 납치됐을 때, 불 꺼진 가로등 사이로 걸어오던 두 남자의 실루엣을 기억하는지. 도로를 런웨이 삼아 긴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걸어온 도깨비와 저승사자는 이너웨어와 아우터 모두 어두운 톤으로 매치했다.

 블랙 터틀넥에 회색 코트나 카멜색 코트를 매치하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일자로 뚝 떨어지는 팬츠가 어울린다. 좀 더 캐주얼하게 연출하고 싶다면 스니커즈를 신는 게 좋다. 이너와 코트의 색깔을 비슷한 톤으로 맞추는 ‘톤온톤’ 패션도 실패 확률이 적은 스타일링 법이다. 회색 니트에 회색 코트를 매치하는 식이다. 드라마 속 공유처럼 회색 터틀넥 니트에 회색 코트를 입으면 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지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더 따뜻하고 온화한 겨울 남자가 되고 싶다면 베이지나 오트밀 색으로 톤을 맞춰보자. 은은한 자연 색깔로 따뜻해 보이면서도 부드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 

 보다 과감하게 이미지 변신에 도전하고 싶은 남성이라면 하얀색 니트와 코트에 데님 바지를 택하는 것도 좋다. 겨울철 남성의 화이트룩은 근사해 보인다.

 머플러와 모자, 장갑 등 겨울 액세서리는 남성 겨울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특히 머플러. 코트와 잘 어울리는 머플러는 어떻게 매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단색의 머플러를 코트 안에 일자로 매면 보다 정장을 갖춰 입었다는 느낌을 준다. 반면 아무렇게나 둘러맨 듯 목을 둘둘 감으면 노력하지 않은 시크함, ‘에포트리스 시크(efortless chic)’로 보인다. 

현실에서는

도로를 런웨이 삼아 성큼성큼 걸어오는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패션(왼쪽 사진). 현실에서 따라하기 좋은 이규철 특검보의 보라빛 슬림한 코트와 붉은 계열 머플러의 매치(오른쪽). 화앤담픽처스, 뉴시스 제공
도로를 런웨이 삼아 성큼성큼 걸어오는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패션(왼쪽 사진). 현실에서 따라하기 좋은 이규철 특검보의 보라빛 슬림한 코트와 붉은 계열 머플러의 매치(오른쪽). 화앤담픽처스, 뉴시스 제공
 드라마 속 도깨비 공유는 온갖 명품 코트를 걸쳤다. 버버리부터 지방시, 돌체앤가바나까지 런웨이의 모델이 따로 없었다. 오죽했으면 극 중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2500만 원 패션’이란 말이 나왔을까. 게다가 코트가 길어서 평균 키가 174.9cm(영국 임피리얼칼리지 연구)인 한국 남성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공유 코트를 사러왔다가 길이 때문에 어울리지 않아서 되돌아 간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요즘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스타일이 바로 ‘특검보 패션’이다. 특검의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964년생으로 53세지만 젊은 감각을 뽐낸다. 동그란 안경테, 몸에 붙는 스타일인 슬림한 코트, 선명한 색의 머플러가 특검보 패션의 특징이다.

 코트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검은색, 감색, 회색, 어두운 회색, 네이비에 보라색까지 있다. 최소 5, 6벌의 고급 소재로 보이는 코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누리꾼들은 ‘코트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머플러는 코트와 대비되는 색깔을 주로 선택하고 있다. 검은색 코트에 버건디 컬러를 매치하는 식이다. 보라색 코트 안에는 붉은계열 머플러를 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슈트 룩도 현실에서 따라하기 좋은 예다. 그는 이탈리아 브랜드 ‘브리오니’와 미국 브랜드 ‘브룩스 브러더스’를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역시 헐렁한 슈트보다 몸에 잘 맞춘 듯한 슈트를 좋아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싼 슈트를 좋아하지만 헐렁하게 입어 늘 ‘패션테러리스트’로 꼽힌다. 넥타이는 비뚤어져 있을 때가 많고, 재킷을 잘 여며 입지 않는다. 미국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취임식에서도 최악의 남성 패션 스타일을 보여줬다. 재킷은 너무 크고, 바지는 너무 길었다”고 보도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코트#버버리#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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