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사진)의 아카데미가 열렸다. 지난해 7월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아카데미를 시작한 무티는 세계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무티는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한국 음악인을 많이 알고 있으며, 한국의 음악적 토양이 마음에 들어 아카데미를 열었다”고 말했다.
사전 신청한 59명 중 심사를 거쳐 지휘·성악·오페라 코치 등 세 분야에서 15명을 뽑았다. 21일 한국에 도착한 무티가 최종 면접을 치렀다. 무티는 “좋은 지원자가 많았다. 선정된 음악가들을 이탈리아 전통 방식으로 가르치겠다. 그들을 완벽하게 만드는 게 내 일이다”라고 밝혔다.
23일 성악가 9명이 먼저 무티의 지도를 받았다. 교육 프로그램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무티는 4시간 동안 진행된 아카데미 내내 참가자의 발음, 발성, 손짓 등 모든 것을 열성적으로 조언했다. 직접 피아노 반주도 했다.
그는 “지금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하고 있나? 한국어인가?”라는 질문처럼 기본적 자질도 지적해 참가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아카데미에 참가한 바리톤 진솔은 “음악적으로 세밀하고 노래와 이탈리아어 발음의 레가토(둘 이상의 음을 잇는 것)를 강조했다. 대가에게 직접 배우니 다르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날 무티의 아카데미를 보기 위해 20여 명의 방청객이 유료 입장했다. 한 방청객은 “형식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무티가 정성을 다해 가르치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 참가자들은 2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라 트라비아타’ 하이라이트를 무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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