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IMF 사태와 ‘세한도’의 관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소나무인문사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엮음/928쪽·5만 원·휴먼앤북스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렸다. 동아일보DB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렸다. 동아일보DB
의아했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정보가 쏟아지는 이 시대에 이토록 무거운 사전이라니. 게다가 이 사전은 ‘소나무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모아놨다고 한다.

색인을 들춰보면 소나무와 무슨 상관인가 싶은 항목이 많다. 예컨대 ‘아이엠에프 사태’와 소나무는 어떤 관계일까. 사전에는 1997년 12월 발발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에 대한 개괄적 설명과 함께 그 얼마 뒤인 1998년 2월 발간된 ‘창작과 비평’ 봄호에 실린 시가 언급돼 있다.

당시 이 잡지에 기고한 시인 중 도종환, 고재종, 유안진 등 세 사람의 시 제목이 약속이나 한 듯 ‘세한도’였거나 제목 일부에 ‘세한도’가 들어갔다는 것. 당시 시인들 역시 “추사 김정희가 유배의 차가운 세월 속에 ‘세한도’를 그리면서 살아남을 것을 희망했던 것과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사전은 설명한다.

출판사는 “소나무를 인문학적 가치로 재평가하고 소나무를 통해 민족 문화의 모든 것을 담는다는 목표”로 이 사전을 냈다고 한다. 소설가 김주영 씨가 편찬위원장을 맡고 시인이나 문학평론가 등이 편찬에 많이 참여해서인지 사전치곤 꽤 문학적이다. ‘세한도’를 비롯한 소나무 그림, 소나무 관련 전설과 민담, 천연기념물 소나무 사진과 소개도 빼곡히 담겼다. 많은 이들의 노고를 실감할 수 있지만 가끔 발견되는 오타는 아쉽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소나무인문사전#김정희#세한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